-
[기고]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말’이 아닌 ‘액션플랜’ 필요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말’이 아닌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정치 공약이 아닌, 부산 미래 전략이다. 부산은 대한민국 최대의 항만도시이자 해양수산산업의 중심지임에도, 정작 해양수산정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는 여전히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적 수사로 활용됐을 뿐, 실행 계획 없이 공허한 말의 공약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말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단순한 중앙부처 이전을 넘어, 부산의 미래 전략과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부산 지역 교수·연구자 100여 명은 지난 23일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을 지지하는 환영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해양 선진도시들을 살펴보면, 항만과 해양산업의 현장 중심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중앙 부처 및 공공기관들이 해당 지역에 위치해 있다. 싱가포르는 해양항만청(MPA)이 항만과 연계된 지역에 있어 실시간 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하고, 네덜란드 로테르담 역시 국가 해운물류정책이 현장에서 직접 설계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이전이 아닌,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배치다.
부산 역시 글로벌 허브 및 항만도시를 지향한다면, 해양정책 컨트롤타워인 해수부의 이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글로벌 8위 해운선사(컨테이너선 선복량 기준)이자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은 우리나라 해운 산업의 중추다. 현재 HMM의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이며, 산업은행 또한 부산 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해수부와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HMM 본사의 부산 유치도 실현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때 외국 항만도시의 사례처럼 ‘시민주’(Citizen Shares) 모델을 도입해, 부산 시민이 HMM에 직접 참여하고 소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다면, 해운도시 부산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과 관심은 배가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본사 이전을 넘어, 지역 주도형 해운산업 생태계 구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부산이 다시 한 번 동북아 물류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항공과 해운을 결합한 트라이포트(Tri-Port) 전략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정책결정 구조가 부산 중심으로 옮겨와야 한다.
해수부 이전은 특정 정권이나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부산의 장기 발전 전략이자 국가 물류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 해양수도, 부산으로 가는 로드맵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HMM 본사 부산 이전 등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의 선순환을 가져와야 한다.
글로벌 항만도시에는 해운선사 본사가 위치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 2위 항만인 싱가포르는 PSA 인터내셔널과 해운기업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의 본사가 위치해 있어 해양정책과(한국의 해양수산부) 물류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홍콩 역시 COSCO Shipping, OOCL(Orient Overseas Container Line) 등 글로벌 선사의 전략 거점이며, 상하이에는 China COSCO Shipping Corporation이 본사를 두고 있어 항만과 해운정책이 현장에서 연계되는 구조이다.
이처럼 글로벌 항만도시들은 해운선사 본사가 항만과 인접할 때 물류·행정·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부산 역시 유사한 전략적 통합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4년 기준 매출 11조 원 규모의 HMM 본사가 부산에 유치돼야만 진정한 의미의 해양수도 항만도시라고 할 수 있다.
부산에 HMM이 뿌리를 내린다면, 단지 본사 이전을 넘어 해양금융·물류·산업이 융합된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 및 해양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2025-04-24 [09:57]
-
[기고] 승리의 기운이 지역에 활력소가 되길
부산 시민의 야구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크다 보니 흔히 부산을 야구도시, ‘야도’라 부른다. 그래서 롯데 자이언츠 야구는 부산에서 낭만과 추억의 대명사다. 1980년대 식당과 대합실, 택시 안에서도 팬들은 야구에 울고 웃었다. 그 시절 롯데 야구는 시민들에게 큰 즐거움이었고 우승도 선사했으며 그래서 그런지 지역 경기도 호시절이었다.
희로애락이 담긴 롯데 야구가 오랜 기간 침체되고 있다. 우승은커녕 가을야구를 한 지도 까마득하다. 그러다 보니 롯데 야구를 응원하는 부산은행의 ‘가을야구정기예적금’마저 고객들의 비난을 받아 급기야 올해부터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예적금’으로 상품명까지 바꿨다. 지역금융의 수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런데다 그룹의 BNK썸 여자 프로농구단도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해 팬들과 시민들께 송구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꽤 상했다. 야구를 비롯한 타 종목 성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남다른 각오로 이번 시즌을 임했다. 우승은 아니더라도 ‘지역의 자존심을 세우자’는 마음으로 감독과 선수단도 자주 격려하고 구단 차원의 지원도 늘렸다.
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BNK썸이 기어이 일을 냈다. 강력한 경기력으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더니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정규시즌 준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파죽의 3연승으로 우리은행을 꺾고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작년 꼴찌라는 아픔을 딛고 매 경기 시원하고 파이팅 넘치는 경기력은 물론 악착 같은 플레이로 일궈낸 우승이라 더 드라마틱했다.
언니 리더십, 여성 사령탑 첫 우승, 지역 연고팀 첫 홈 우승 등 여러 뒷이야기도 남겼다. 구단의 지원, 감독의 용병술과 리더십도 우승의 밑바탕이었다. 상대팀 감독은 “얘를 막으면 쟤가 터지고, 쟤를 막으면 얘가 터지더라”며 BNK 선수들의 탄탄한 개인기와 강한 팀워크를 패인으로 분석했다. 결국 감독과 선수들의 유기적인 소통과 단합,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의 농구 팬과 시민 여러분의 하나된 응원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지역에도 승리의 기운이 절실하다. 경기침체로 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절망, 전국 최고 저출생 지역을 등지려는 청년과 기업, 어수선한 국내외 정세는 물론 최근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 여파까지 덮쳤다. 긍정적 지표라고는 찾기 힘들다. 지역의 어려움에 적극 공감하고 강한 연대와 팀워크가 필요한 시기다.
BNK썸 우승이 팬들과 지역에 작은 기쁨이 되었다면, BNK는 지역에 ‘승리의 기운’을 전하고자 한다. BNK는 지난달 창립 14주년 기념행사를 대신해 전통시장을 찾아 상품 구매와 착한 선결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경청했다. 부산은행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부산 신발 한켤레 사기’ 캠페인에 노사가 한마음으로 동참해 지역 신발산업 부흥도 응원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긴급구호대는 지난달 경남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복구작업을 도왔다. BNK가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은 물론, 지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역과의 팀워크와 원팀정신이 절실한 시기라는 생각에서다.
나비의 날개 짓이 날씨를 바꾸듯, 작은 기운이 때론 위대한 결과를 가져온다. 배려와 격려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BNK썸이 쏘아 올린 작은 ‘승리의 기운’이 위안과 활력소가 돼 지역에 긍정적 ‘나비효과’를 불러오길 기대해 본다.
사직체육관에 우승 축포가 터지고 전설적인 락밴드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흘러나왔다. 최근 상승세를 탄 롯데자이언츠를 포함 지역의 다른 스포츠 구단에게도 챔피언의 기운이 전해지길 응원한다.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 곳곳으로 승리의 기운이 퍼져 낭만과 추억이 서린 그 시절 야도 부산의 명성을 되찾길 희망한다. 필자와 BNK 역시 지역을 가슴 설레게 하고, 활기를 불어넣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늘 고민할 생각이다. BNK의 비전인 ‘세상을 가슴뛰게 하는 금융’처럼!
2025-04-23 [09:47]
-
[기고] 개인형 이동장치, 올바른 이용 문화·법규 준수 필요
도시 인구 증가와 함께 교통 문제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대중교통과 자동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은 이미 과부하 상태에 이르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이동 수단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자동차보다 주정차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PM)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에 따라 개인형 이동장치의 성능과 주행거리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친환경적이고 접근성이 우수하여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자동차에 비해 구매 비용이 낮고 공유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경제적 이점 덕분에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증가와 더불어 교통사고 발생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감소 추세에 있지만,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사고는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개인형 이동장치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의 정확한 이해와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km 제한 및 차체 중량 30kg 미만의 장치로서, 행정안전부령에 따라 안전 확인 신고가 된 장치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이는 자전거 등이 포함된다. 전기자전거를 구동 방식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스로틀(Throttle) 방식과 파스(Pedal Assist System)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로틀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개인형 이동장치에 해당하지만 파스 방식의 전기자전거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는 아래와 같이 올바른 방식별 적용법규 숙지를 통한 안전한 이용이 요구된다.
첫째 법적으로 스로틀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로, 파스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기자전거'로 분류되며, 두 방식이 혼합된 경우에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취급된다. 둘째,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행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만 16세 이상 취득 가능)가 필요하며, 무면허 운행 시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최근 미성년자들이 부모나 친구의 면허를 도용해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셋째, 개인형 이동장치의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현행법상 자동차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적용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면 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이며, 음주운전 적발 시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넷째, 전동킥보드 및 전동이륜평행차의 승차정원은 1명이며, 2인 이상 탑승 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다섯째,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중 상해사고 후 도주하는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적용되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여섯째, 개인형 이동장치의 불법 주정차 문제는 보행자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다. 도시의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횡단보도, 보도, 산책로, 지하철 진출입로 등에서는 주정차를 피하고 정해진 주차구역 내에 주차해야 한다.
이처럼 개인형 이동장치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관련 법규 정비와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교통법규 준수뿐만 아니라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운전자와 보행자의 상호 배려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요구된다.
2025-04-17 [09:44]
-
[기고] 아름다운 길
출근길에 만나는 부산 좌수영로는 운전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하루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름다운 길이라 생각된다. 좌수영로의 도로 구조는 시내 유사한 도로와 차이가 없겠지만, 중앙분리대의 느티나무가 갖는 아름다운 수형과 하부를 구성하는 꽃댕강나무와의 조화로움, 충분히 넓은 보도와 병열 벚꽃나무의 풍성함이 도로 조경의 극치를 이루는 것 같아 부산 시민으로서 작은 행복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현재 공사 중인 휴먼브릿지 사업은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잇는 보행전용다리 건설공사로 광안대교에 이은 부산의 명물 교량이 될 것이다. 내년 1월 준공되면 수영사적공원, 수영팔도시장, 영화의전당, 비콘그라운드가 도보로 연결되는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의 80% 이상이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처럼 제한된 도시 공간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산다는 것은 최소 생활기반 조성과 교통, 공해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행태 면에서도 부정적인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도시의 상징인 고층 빌딩은 건물이 점차 높아져 하늘이 좁아지는 느낌으로 사람 살기에 결코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없다. 해운대 어귀 삼거리를 지나며 느끼는 고층빌딩의 위압감은 자연친화적 도시 설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만든다.
흔히 말하는 도시의 아름다움이란 주로 이러한 도시 경관의 질에 대한 표현이며 이러한 질을 결정하는 것은 이를 구성하고 있는 제반 요소들 사이의 상호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도로 경관은 그 도시의 가치를 부여하고 판단하는 척도가 되며 도시의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로 경관을 구성하는 요소는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도로와 건축물을 비롯한 구조물, 가로수, 간판, 각종 가로시설물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도시 공간에서 각각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능적인 면을 충족시켜야할 뿐 아니라 다중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적 공간이기 때문에 미적인 면에서도 충실하여야 한다.
김해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공항로의 경우 조성 초기에는 넓은 개방감과 함께 아기자기한 조경 식재가 부산 방문객에게 선진 도시의 이미지를 주었다면 현재는 정체되어 가는 도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은 부조화로움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부산이 고령화 도시로 접어들었다 하는데 도시 환경마저 고령화된다면 살기 좋은 도시 부산은 꿈만 꾸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름다운 길은 시민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고취시킨다.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가로 공간은 시민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아름다운 길은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을 고려한 설계가 반영되어야 하고 세월의 연륜이 켜켜히 쌓여 시민의 삶이 녹아들어야 한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길이 되어야 한다. 구남로, 광안해변로 같은 아름다운 길은 시민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며 건강한 사회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볼품없이 늙어가는 시내 도로 경관이 시민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길로 점차 재생되어지길 기원한다.
2025-04-16 [09:43]
-
[기고] 초고령 사회와 제로섬 사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기후의 급격한 변화, 경기침체와 고물가, 정치의 극한 대립, 저출산과 고령화, 세계적인 국지전의 발발 등의 난제들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2024년 11월 말 19.91%에 도달하여 2025년 지금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고령화 사회가 된 이유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영양과 위생 상태가 좋아지고, 보건과 의료 기술이 발전해서 사회적으로 기대 수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를 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첫째, 생산가능 인구(만 15~64세 인구)의 감소로 생산 능력이 떨어지므로 생산량 증가, 즉 경제성장이 저해되어 고용이 줄고 실업자가 늘어나 한 나라의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다. 둘째, 인구가 급감함으로써 소비 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 감축으로 연결되어, 이는 생산의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어렵게 한다. 이는 다시 고용 감소와 실업자 증가로 이어져 장기 침체의 원인이 되고, 이로 인해 세금 징수도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한 나라 경제의 장기 침체와 급격한 국가 부채 증가는 물론 국가의 존립 자체도 위협받게 된다. 이러한 장기적인 문제 해결에 앞서 당장 시급한 것은 노인들을 위한 비용의 급증으로 인해 국가 재정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살면서 자주 듣는 얘기 중에 인생에 공짜는 없다고들 한다. 또한 경제학 이론에서 자주 인용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론이 있다. 제로섬 게임이란 게임에 참가한 모든 참가자들의 점수를 전부 합하면 반드시 제로(0)가 되는 게임이다. 제로섬 사회에서는 일정한 자원이나 부의 총량에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량의 자원이나 부를 투입할 경우에 다른 분야에서 그 양을 보충해 넣어야 총량이 이전과 같이 동일하게 되는 사회를 말한다. 이를 앞의 내용과 결부시킨다면, 노인들을 위한 비용의 일부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비용으로 지불되지만, 결국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게 되고, 이들 비용은 현재의 젊은 세대와 미래의 세대에게 부담이며, 제로섬 게임에 의하면 거의 다음 세대가 지금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무엇보다 급선무는 정부가 현재의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나 75세로 하루속히 상향 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엄청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여 국가 재정의 부담은 물론 많은 세금으로 귀착될 것이다.
여기서 지금 젊은 세대나 노인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첫째,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은 제로섬 게임이론에 따라 그냥 공짜가 아니며, 누군가가 반드시 그에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에 대해, 특히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반드시 떠안게 될 비용을 생각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피력하여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젊은 세대도 다음 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년기의 대비를 미리 철저히 하여야 한다. 셋째, 노인들의 경우도 지금이라도 알뜰한 생활로 공짜의 지원금에 기대지 않고 자기 인생은 본인이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 국가나 지자체의 단체장들의 경우도 자기 돈이 아니라고 선심으로 자신의 인기나 다음 당선을 위해 무작정 뿌리는 지원금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재정이 적자이지만 실로 지원이 필요한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폭설, 폭우 등의 자연재해나 불의의 대형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에 긴급 지원 등으로 인한 정부 지출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국민 대상의 지원은 재고되어야 함은 물론, 노년 기준의 상향 조정과 함께 우리 모두가 스스로 노년기를 위한 대비를 미리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2025-04-10 [09:36]
-
[기고] 한미일 연합전선 형성, 다시 생각한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쉽게 말한다. 역사를 가볍게 받아들일 경우 그렇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를 좀 심각하게 본다면, 그것이 동일한 궤도에서 되풀이되지 않을 뿐이다. 역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고 유동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인들은 8·15광복절을 전후한 역사 인식에서 여야 의원들 그리고 일부 지식인들 가운데서 너무 큰 간극을 보이고 있어서 심히 유감스럽다. 마치 한국인들이 오늘의 일본을 심히 두려워하는 일종의 ‘일본 포비아’(Japan phobia)에 잡혀 있는 듯하다. 우리가 일본을 추월하고 있는데, 왜 일본에 대한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자부심을 갖지 못할까.
필자는 첫째로 일본과 대비되는 현실을 전략무기 체계에서 비교하고자 한다. 한국은 최근에 이르러서 재래식 전략무기 생산에서 세계 5~6위 지위를 점령했다. 예컨대 K-9자주포와 K-2 흑표전차 생산은 세계 무기 시장에서 그 성능의 우수성을 각각 인정받아 유럽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KF-16전투기(전자 교란능력 보유)는 초음속기로 그 우수성을 역시 인정받아 해외 수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KF-21전투기를 2026년까지 개발해 배치할 계획이다. 이 전투기는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투기다. 실전 배치를 할 때는 남북한은 물론 한일 간에도 비대칭무기로 작용할 것이다.
또 우리가 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무기는 천무 다연장로켓이다. 이 무기는 미국의 하이마스(Himars) 지대공 미사일보다 훨씬 기능적 우월성이 입증되었다. 천무는 6초에 12발, 그리고 하이마스는 44초에 6발을 발사한다. 천무는 호주 무기시장 경연에서 그 위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폴란드는 하이마스 대신 천무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우리의 자랑인 천궁-2 요격미사일은 미·중·러·이스라엘에 이어 5위로 보유하고 있다. 빈 살만 왕자는 “천궁-2를 통째로 구입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둘째, K컬처는 세계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세계인들이 쉽게 공유하고,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했다. 이 문화를 공존의 문화로 부를 수 있다. 따라서 K컬처는 전후 미국인들이 재즈와 팝송을 만들고, 이탈리아인들이 특유의 대중 가곡인 깐초네를 만들어 세계인을 매혹시킨 사례를 능가한다. 우리 문화가 세계에 명성을 펼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일본 포비아에 집착하는가.
셋째, 한국은 오늘날 핵무기를 제외하고 필요한 전략무기를 자체 제작, 보유하고 있다. 핵 보유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일찍이 NPT에 가입하고, IAEA 규정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자체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서 국제평화를 존중하고,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유지하는 평화수호 국가로 존재하려는 것이다.
끝으로, 한일 간 균형 있는 협력 의지가 필요하다. 전후 일본은 전수방위 체제에 엮여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해공군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해 최혜국대우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 전수방위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이 점은 아이러니한 현상이기도 하다. 한일 간 군사무기와 동북아 안보전략 분야에서 완전한 균형을 아닐지라도 상호 견제와 협력 관계를 갖추어 지역 평화를 위해 광범위한 협력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북중러의 굳어지고 있는 연합전선에 대비하는 자세다. 한미일 삼각연합 전선을 유지하면서 견고하게 다지는 3국 간 외교안보 진전에 대한 새로운 역사 인식이 절실하다. 이 정신이 역사 속으로 잊히지 않도록 협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3국의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것이다.
2025-04-09 [09:35]
-
[기고] 부산, AI시대 새 성장동력 준비해야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가장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불리는 인공지능(AI)은 눈부신 속도로 일상의 중심으로 다가오고 있다. AI는 이미 인간의 지능과 학습 속도를 추월했고, 일상의 다양한 부분을 학습하며 자율주행, AI 비서부터 인간의 뇌를 본뜬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까지 전 영역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올해 중국의 인공지능 연구기업 딥시크에서 몇가지 논란은 있지만 미국의 선도기업 오픈AI사가 내놓은 챗GPT보다 특정한 영역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다는 사실로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그동안 첨단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게 한참은 뒤쳐져 있다고 여긴 중국이 글로벌 AI산업의 리더인 미국의 AI 반도체산업에 도전장을 내 밀었으니 말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의 창업자 량원펑은 베이징이나 상해의 명문대학이 아닌 항저우의 저장대에서 배출한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해 컴퓨터 트레이딩에 AI 딥러닝 기법을 적용한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를 창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유니트리를 비롯한 딥로보틱스, 브레인코 등 중국 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 6개 기업이 지방도시인 저장성 항조우시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슷한 환경의 부산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다.
중국의 행정과 경제의 중심도시인 베이징으로부터 1600Km 이상 한참 떨어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관광도시 항조우시에 위치한 저장대는 1998년 저장대, 항저우대, 저장농업대, 저장의과대학의 통합을 통해 다른 지역 대학이 중점을 두고 있던 기초학문은 접어두고 기업중심대학을 표방해 연구중심대학으로 새롭게 변화했다. 연구 생산성과 연구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및 외부 자금에 대한 조달과 배분 권한을 연구 책임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권한을 주고 흩어져 있는 지역의 연구소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전문 연구 단위로 통합해 2000년 이후 300개가 넘게 신생된 대학 벤처기업 및 개인벤처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출한 석박사 등 고급 인력과 연구 과제가 크게 늘면서 국가급 및 성(省)급 연구소와 타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는 선순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해 베이징대나 칭화대와 견줄만한 중국 유수의 명문 대학으로 성장했다. 국가중점연구소만 12개, 성급 및 학내연구소도 70여 개에 이르며 벤처창업을 원하는 교수나 학생들은 대학 사이언스파크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소유도 자유롭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최근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한국 제2의 도시, 인구 재앙을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된 것처럼 20세기 무역의 중심지였던 부산은 산, 해변, 국제영화제 등 매력적인 정주환경과 자산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도시지만, 첨단반도체산업의 핵심 자원과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AI 산업은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여러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타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AI 서비스는 서비스 질의 향상과 함께 전력 소모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이를 위해 AI 칩 자체의 전력 소모를 줄이려는 노력과 더불어 이를 위한 신경망 소프트웨어 구조의 개발, 최근 양산 단계에 진입한 화합물 반도체를 활용한 고효율의 전력변환시스템의 개발도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첨단 AI 및 미래 반도체 분야에서 부산 지역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산업-학계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국내 어느 지역보다 정주여건이 뛰어난 살기좋은 부산에서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의 활성화에 뛰어들고 창업을 한 뒤 실패한더라도 두려움은 크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과감한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025-04-03 [09:39]
-
[기고] 아스팔트 위의 예수
140년 전 한국 개신교는 의료와 교육과 고아사업과 함께 이 땅에 복음이 들어왔다. 이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여권 신장과 근대화에 큰 밑그림이 되기도 했다.
특히 초창기의 선교사들은 말도 문화도 다른 이역만리의 조선 땅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전적이며 헌신적인 삶을 살았으며 각 마을과 동네마다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1960~70년대 한국 산업화의 바람으로 농어촌의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더나은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의 산업 현장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러나 만만찮은 도심의 삶속에 그들은 고달팠으며 몸과 마음은 기계처럼 지쳐갔다. 그들은 우연히도 도심속의 교회를 찾게 되고 그곳에서 위로와 안식과 전혀 다른 계층들과의 교재의 통로가 되기도 하였다.
이제 교회는 그들에게는 예배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1976년부터 한국에서10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은 19세기 후반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잉갈스 가족들의 미네소타주 작은 마을 정착 과정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특히 여기에 등장하는 앨던 목사는 강단에서 설교만 하는 목사가 아니라 개방적이면서도 마을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주는 도덕적 가치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은 한국인들의 안방에 훈훈함과 교훈적인 이미지로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당시의 한국 교회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지역민들로부터 나름 존경받는 공동체였고, 또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교회에서 빵과 과자와 학용품과 선물을 한아름 받아 오는 날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도시 밀집 현상은 한국 교회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아웃사이드나 비주류도 아닌 인구 중 20% 가까이와 국회의원 30% 가까이가 개신교 교인일 정도로 주류층이자 기득권 세력이 되었다.
서기 313년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포한 이후부터 유럽 교회가 타락해 갔듯 한국 교회도 그와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와 비리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매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희화화의 대상의 축이 스님이나 절에서 이제는 서서히 교회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와 이념의 바람이 한국 교회에 광풍처럼 자리 잡으면서 교회는 아스팔트 위의 천박한 예수로 부활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외치는 그들의 함성이 예수의 처절한 통곡으로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이젠 탄핵의 대장정의 모든 시간들이 끝났다. 세상 풍경 중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란다. 생채기로 너들너들해진 아스팔트 위의 예수를 과감히 가정의 예수로, 일터의 예수로, 지역사회의 예수로 당신의 자리로 돌려보낼 수가 없는 것일까.
끝으로 한때 한국 기독교 교인들에게 많은 영적 도전을 주었던 찰스 쉘던의 책 제목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로 한국 교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2025-04-02 [09:48]
-
[기고] 해양대학의 ‘글로컬대학30’ 선정은 국가 안보 위한 결단
바다는 인류 경제 발전과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공간이다. 세계를 연결하는 동맥으로 언제든 항행의 자유와 물류가 보장되어야 한다. 역사는 한 나라가 이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린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대항해시대, 서방 해양강국들은 바다로 진출하며 국운이 융성했다. 16세기 유럽에서 막대한 세력을 떨치며 세계 여러 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필자는 40여 년간 해군에 몸담아 바다를 지켰다. 전역 후에는 해양강국 구현을 기치로 해양산업총연합회장과 해양연맹 총재직을 맡고 있다. 해양산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해운이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과거 미국이 전시 상황에서 국적 상선대 부족으로 전쟁 물자 수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외국인 위주로 구성된 미국 상선대 선원들은 위험이 닥치자 모두 배를 떠났다. 이후 많은 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국적 상선대를 지원하며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국적 전략 상선대가 없다. 동원 선박이 지정되어 있으나, 임무를 수행할 국적 선원이 크게 부족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수출입의 대부분을 해상에 의존하는 무역 국가인 우리에게 전략 상선대의 존재는 국가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전략 물자를 수송할 해상수송로의 안전 확보와 이를 수행할 해군과 국적 상선대이다. 무엇보다 유능한 국적 선원을 안정적으로 양성하고 유지할 체계 마련이 시급하며, 이를 위한 범국가적 공감대 형성과 정책적 지원 역시 절실하다.
해상수송로의 안전과 관련해 우리는 오랜 기간 미국 주도의 국제 해양 질서에 의존해왔다. 냉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안보 체계에 무임승차한 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은 국제 경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위협 인식이 낮아지면서 조선·해운 능력이 급격히 약화되었고,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 해군마저 위협을 느끼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해양 팽창 정책을 펼치는 중국의 영향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 해양질서가 흔들리는 지금,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상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은 심각하다.
이처럼 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해운산업이 당면한 현실은 더욱 암담하다. 해기사 인력 부족 현상은 2008년을 기점으로 심화되어, 2023년 기준 누적 부족 인원은 5007명에 달했으며, 2032년이 되면 8601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인력을 동남아 등 외국인 선원으로 채우고 있지만, 이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숙련되면 근로 조건이 더 나은 유럽 선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국적 해운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인식은 부족하다.
그런 가운데 국내 최고의 해기사 양성 교육기관인 한국해양대학교가 ‘글로컬대학30’ 선정에서 누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 유사시 국적 전략 상선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가관과 사명감을 갖춘 해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상선 운용을 위해서도 우수한 해기사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고가의 첨단 교육 훈련 설비를 갖추어야 하나 정책적 지원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히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가 연합해 2025년 ‘글로컬대학30’ 선정에 ‘해양특성화대학’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배려와 지원이 절실하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며 언제 전쟁으로 치달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급히 전략 물자 수송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지만, 안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부산시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해양수도 부산시의 자존심이자 책무이다. 대한민국은 바다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해양국가다.
2025-03-27 [09:37]
-
[기고] 새 학기 어린이 교통안전 위한 모두의 약속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등하굣길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따뜻한 봄과 함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가득하지만, 이맘때면 어린이 교통안전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특히 개학 시즌에는 아이들의 등하굣길 활동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운전자, 학부모, 어린이 모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월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575건, 2월 535건이었으며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659건으로 1~2월 대비 1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하교 시간인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로, 학원이나 놀이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 등교 시간에는 부모의 동반이나 통제된 환경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교 시에는 아이들이 혼자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쉽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대부분 보행 중 발생하며,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길 가장자리에서 보행할 때 사고 위험이 크다. 어린이는 순간적인 행동이 잦아 주변보다는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이로 인해 신호를 놓치거나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이들은 작은 방심에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운전자는 스쿨존에서는 반드시 제한 속도(시속 30km 이내)를 준수하고, 신호를 철저히 지키며, 서행과 일시 정지를 습관화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자주 다니는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 학원가 주변에서는 예측 운전을 해야 하며, 주정차 차량이 많은 구간에서는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둘째, 통학버스 운전자는 출발 전 반드시 차량 주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형 차량은 사각지대가 많아 사이드미러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필요할 경우 직접 내려서 주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후진할 때는 어린이가 근처에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하며, 후방 카메라나 센서를 활용하되 이를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눈으로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슬리핑 차일드 체크(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를 반드시 실행해 차량 내 어린이가 남아 있지 않은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이 장치는 2018년 이후 어린이 갇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의무화된 만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셋째, 통학버스 동승보호자는 어린이의 안전한 승하차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가 차량 가까이에 서 있거나 옷이 문에 걸리지 않았는지 세심하게 확인하고, 모든 어린이가 안전하게 내렸는지 끝까지 살펴야 한다. 또한, 어린이가 차량 주변에서 뛰어다니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차량 탑승 후에는 모든 어린이가 안전띠를 올바르게 착용했는지 확인하고, 이동 중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장난을 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넷째, 어린이 스스로 교통안전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단횡단을 절대 해서는 안 되며,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신호가 바뀌었다고 바로 뛰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멈춰 서고, 차가 오는 방향을 향해 손을 들고 운전자와 눈을 맞추며 차량이 정지했는지 확인한 후, 뛰지 말고 천천히 걸어서 횡단해야 한다. 또한, 골목길이나 주차장 주변, 스쿨존 근처에서 놀지 않고, 안전한 장소(놀이터, 운동장 등)에서 활동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다섯째, 학부모는 자녀가 교통안전 수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횡단보도 이용법과 신호등 보는 법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아이와 함께 통학로를 걸으며 위험 요소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골목길이나 주차장 등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알리고, 보행 중에는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차량에 탑승할 때는 카시트와 안전띠 착용을 습관화해야 한다.
2025-03-26 [09:52]
-
[기고] 다중위기 시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우리는 ‘다중위기 시대’에 산다. 많은 시민이 각종 위험 요소와 재난,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다중위험 사회가 형성된 배경에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첫째, 인류 기술의 발전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만 해도 주요한 위험 요소는 전쟁, 홍수, 감염병, 질병 등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로 오면서 인간은 삶의 편리함을 추구하며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켰고, 그 결과 새로운 위험 요소도 함께 증가했다. 교통사고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과거에는 말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 정도였지만, 현재는 자동차, 항공기, 고속철도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사고의 빈도와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둘째, 기후변화의 심화도 재난의 강도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태풍은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여름철은 더 무덥고, 겨울철은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산불, 폭염, 홍수, 폭설 등 기후재난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피해 강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셋째, 우리 사회가 이미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말한 ‘이중위험 사회’이기 때문이다. 울리히 벡은 유럽이 근대적 발전을 이루는 시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성찰의 시기를 거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은 압축 성장 과정에서 빠른 경제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치유하고 해결할 충분한 성찰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 결과, 선진국형 재난(코로나19, 전기차 사고 등)과 후진국형 재난(오송역 지하차도 참사, 이태원 압사 사고, 제주항공 사고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위험 사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다중위기 시대를 살아간다. 커지는 위험 요소들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재난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민들은 재난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 또한 위험과 재난에 대한 비용 지출은 손실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화기를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수천만 원의 화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투자다.
둘째, 재난안전에 대한 교육 방식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 현재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는 학문적 지식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작 생존과 직결되는 안전 교육은 소외돼 있다. 따라서 공교육 과정에 재난안전관리 및 소방안전관리 과목을 정규 교육 과정으로 편입해야 한다.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 방법을 이론적·실천적·체험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전 생애에 걸친 재난안전교육이 되어야 한다.
셋째, 국가위기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과 안전 분야에 대한 예산 투입을 뒷순위로 두는 경향이 있다. 선출직 공직자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없는 재난 및 안전 분야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난과 안전 분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최근 배터리 화재가 증가 추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발생한 대형 재난 사례를 보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신종 재난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 대책을 수립하는 선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다중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이나 기후변화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시민, 교육기관, 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시민들은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는 안전 교육을 정규 과정으로 편입하며, 정부는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장기적·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일 때,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5-03-20 [09:38]
-
[기고] 청춘들이여! 도전하라!
일자리를 안 찾고 쉬는 청년들의 미래에 대하여 언론들이 우려의 보도를 하고 있다.
부모에게 얹혀사는 우리나라 20대의 비율이 OECD국가 중 1위라는 언론 보도를 본 바도 있다. 일제의 속박과 6·25 동란, 보릿고개의 힘든 삶을 이겨내며 자식 양육과 교육은 물론 가정과 나라를 위하여 피와 땀과 눈물로 세계 6~7위 경제 부국으로 발전된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보도를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왜냐하면 어린이가 나라의 새싹이며 나라의 기둥인 청년들이 혹시나 그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80의 늙은이가 노파심에 가정과 사회의 기둥인 청춘들에게 고언을 보낸다.
청춘들이여! 고개를 들어라! 푸른 자연들을 보라. 성장의 절기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식물들은 앞 다투어 발육하지 않는가? 연약하게 고개를 떨구지 마라. 돌담의 담쟁이를 보라! 연약하나마 푸릇푸릇하게 돌담을 기어오르고 나무와 울타리를 휘감는 끈기와 추진력을 보라. 기다리기만 하면 오지 않는다. 부모의 예속에서 벗어나라. 우리네 인생살이는 끈기와 추진력이 필요하다네.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칠전팔기’ 의 의미도 가슴에 새겨라. 1799년 2월 출생한 시인이자 소설가인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고 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온다고도 말하였지 않았는가?
청년들이여! 젊은이들이여! 심신산천 울창한 숲속의 칡넝쿨을 보라. 잡목을 비집고 장송과 잡목을 휘감아 오르는 그 기상을 보라. 그리고 방향 선택을 잘하라. 시골길 울타리와 돌담을 올라가야 할 담쟁이와 칡넝쿨이 인도로, 차도로 직진하다 밟히고 찍히기도 하지 않든가, 경우에 따라 목표를 전향하기도 하라.
“젊음은 인생의 한 절이 아니요 마음의 상태니라.” 젊음은 불그레한 빰, 붉은 입술, 탄력있는 입술도 아니어라. 젊음은 의지의 힘! 창조의 힘! 정서의 힘! 샘솟는 깊은 골짜기의 신선함이라. 젊음은 겁을 누르는 용기력과 안이한 생활에 앞서는 모험력이라고 한 사무엘 울만은 유대인으로 독일에서 태어나 11살에 미국으로 이민, 아버지의 푸줏간을 도우며 1년 반 동안 다닌 학교 생활이 그가 받은 정규교육의 전부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직물회사를 경영하며 토지회사 사장을 지낸 입지적인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학교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늘 책과 함께 살아오면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평생 탈무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 높은 수준의 학자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청년들이여! 젊은이들이여! 파이팅! 탈무드에서는 삶의 실패도 긍정적으로 보라고 했다. 성경 잠언에 기뻐하는 마음은 좋은 약이지만, 꺾인 영은 힘이 빠지게 한다고 했다. 살면서 겪는 어려운 일에 대해 더 긍정적인 견해를 갖도록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다. 어려운 일을 당해도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청년들이여! 고개를 들어라! 푸른 하늘과 자연을 보며 푸른 꿈을 가져라. 칡넝쿨이 장송과 잡목을 휘감아 오르는 기상을 보아라. 그리고 파이팅을 하여라.
2025-03-18 [16:24]
-
[기고] 차세대 해양정책 리더 양성을 위해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 수립 등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적 차원에서의 해양의 중요성과 잠재력에 대한 교육·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성장하려면 미래 세대의 해양 전문가 양성 기반 마련이 필수다. 이를 위해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과 같이 해양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의 관심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해양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해양 전반에 대한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반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해양정책 리더 양성 아카데미 과정을 주최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국립한국해양대는 한국해양재단과 공동 주관으로 차세대 해양정책 리더 양성 아카데미 과정을 2022학년도 2학기부터 정규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2023학년도 2학기부터 2024학년도 2학기까지 차세대 해양정책 리더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누어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우선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해양영토, 해양안전, 해운항만물류, 해양환경, 해양경영경제, 국제해사, 해양안보, 해양과학기술, 수산, 해양문화, 해양레포츠, 해양교육 및 미래해양 등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 및 저명인사들의 교육을 통한 해양정책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의 강사진은 국립한국해양대를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해사협력센터, 해양환경공단, 한국선급 소속의 국내 최고 해양정책 전문가들이다.
주요 교육 내용은 우리나라 해양정책 개념과 중요성을 주제로 첫 수업이 진행됐고, 이어 해양영토, 해양안전, 해운·항만과 물류, 해양경영·경제, 해양안보, 해양문화, 해양레포츠에 대해 국립한국해양대 교수진이 강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소속 연구원이 해양환경, 수산정책, 글로벌해양 분야에 대해, 그리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전문가가 해양자원 분야에 대해, 그리고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소속 전문가가 해양교육 분야에 대해, 그리고 해양환경공단 소속 전문가가 해양오염 분야에 대해, 그리고 한국선급 소속 전문가가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해양정책 분야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국립한국해양대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 첨단 실습선에서 선장 출신 교수가 직접 선박의 특성과 종류 등에 대해 대면 교육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이어서 선내투어, 시뮬레이터 체험 등 승선체험교육도 했다.
지난해에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해양수산 글로벌전략에 대한 특강과, 한국해사협력센터 소속 전문가의 국제해사기구 탈탄소화 정책에 대한 특강을 진행해 해양정책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재단과 국립한국해양대가 주최·주관하는 이 사업은 실무적으로 국립한국해양대 산학협력단·교양교육원·교수학습개발원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교육 대상은 국립한국해양대 재학생 및 총 31개교의 학점 교류 대학 재학생이었으며, 특히 2024학년도에는 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이 수강해 대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은 차세대 해양정책 분야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해양정책 기초 및 전문 소양을 교육하는 학점 취득 과정으로 우선 국립한국해양대 및 학점 교류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향후 이 사업을 해양정책 분야 학점은행제를 통한 대학 및 대학원 이수학점 취득, 편입 및 대학원 진학 학점 인정, 공공종사자 연수 과정 인정은 물론 해양정책 입안 지원을 위한 범국민 해양정책 분야 전문가 양성 아카데미 사업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2025-03-13 [18:01]
-
[기고] 노인 연령 70세 상향과 고용 제도화를
봄이 찾아오는 길목에서 새로운 변화와 성장으로 우리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지금 탄핵정국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 흐름은 1998년 IMF 때보다 더 못한 경제 현실과 더욱 심해지는 이념적 갈등에 한국의 내일이 염려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헌재의 판정이 어떤 결론으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비상계엄 발동 이후 우리의 경제는 심리적 위험과 현실적 걱정으로 금값이 폭등하고, 소비자는 다들 지갑을 닫으면서 시장 경제가 나락을 걷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토록 ‘개혁의 노래’를 불렀지만, 미래의 위험을 예상치 못하는 여야 정당들 때문에 38년이나 허비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보험율이 13%, 소득대체율 44%로 조정되는 마당에 또 딴지를 걸지 말고, 국회의 통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2058년 연금 잔액이 제로가 되는 절체절명의 국민연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지금 국가 채무는 1인당 2300만 원으로 8년 뒤에는 4000만 원으로 전망돼 국민연금을 국민 세금으로 부담한다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또한 화두는 최근 대한노인연합회장이 노인 연령을 75세로 상향되어야 한다는 취임 연설에 힘을 받아, 정부도 44년 만에 노인 연령 상향을 추진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노인 연령 상향은 꾸준히 제기 되었지만,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한 복지 축소라는 여론에 밀려 여태 보류되어 왔다. 1981년 만들어진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65세 우대복지 즉, 지하철 무료승차, 공공시설 무료이용 등 경로우대에 나이를 규정 하다 보니, 모든 사회보험과 고령층 복지제도가 65세에 묶여있다. 노인이 되면 국가가 노인의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는 특히 경료효친 사상이 결부돼 노인에 대한 복지 증대가 우선으로 시행되었다. 또한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40%에 맴돌다 보니, 그 결과 기초연금제도가 탄생되었고, 지금 노인 70%인, 760만 명이 월 34만 2510원(노인 부부가구는 54만 8000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시급한 문제는 저출산으로 인해 2024년 10월부터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심각한 인구소멸 시대가 찾아오고, 2060년대는 노인인구 46% 시대가 도래한다. 지금 노인부양비 29.3명이, 2072년에는 104.2명으로 전망된다. 노인부양비는 일할 수 있는 연령(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말한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노인복지에 투입되는 국가 재정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 젊은 세대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더욱이 신노년층이 등장하면서, 그들은 80대 노인보다는 경제적 부를 누림이 현저히 높아져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에서 지금 노인 연령 상향은 시급히 필요하고, 법정 연령이 상향되면 노인에게 주어지는 사회보험 및 복지혜택을 받는 시기가 그만큼 늦어진다.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 5000명이다. 올해 예산안에 담긴 복지 분야 183조 6000억 원으로, 기초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높이면, 연간 6조 8000억 원의 재정 감소 효과가 나온다. 노인 연령 상향 조정에 앞서, 정년 연장이 법적으로 이어지면서, 임금의 연공서열 피크제는 선행적으로 조정되어야, 기업의 생산성을 보장할 수 있고, 나아가 고령자의 재고용도 근로기준법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어야 서로 간의 이득이 되는 노동 현장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선 건강한 남자 60대 노인이 많아 그들은 하루를 소일하기 위한 일자리 구하기에 혈안이 돼있다. 한 달 100만 원이면 어느 곳 가릴 것 없이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그리 넉넉한 현실이 아니라, 지금 여성들은 요양보호사, 돌봄 생활사 등 고령사회에 필요한 노인들을 돌보는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
모든 노인들의 바람은 ‘9988234’가 아니라, 80이 넘으면 언제 갈지 모를 인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남은 삶을 여유있게 보람차게 당당하게 신명나게 살아가는 것이다.
2025-03-11 [18:34]
-
[기고] 대체거래소로 인한 부산 금융중심지 위기 돌파를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가 지난 4일 문을 열면서 한국거래소(KRX)가 70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주식거래가 복수체제가 되고, 두 거래소가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대체거래소의 거래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로 한국거래소보다 5시간 30분이 더 길고, 수수료도 최고 40% 정도 낮아진다.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편의를 제공한다는 등의 장점도 있으나, 대체거래소로 인해 부산 금융중심지의 핵심기업인 한국거래소의 주식거래 비중 축소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또 부산 금융중심지의 기반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됐다.
그동안 필자를 비롯한 상공계 인사와 금융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 육성이 대체거래소 설립보다 더 시급하고 더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거래소 설립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 왔다. 한국거래소를 육성해 자본시장 규모가 더 커진 이후에 대체거래소를 설립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또 대체거래소 설립을 피할 수 없게 된 후에도 본사는 반드시 부산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대체거래소 허가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이 2013년 개정됐으나 실제 출범을 하기까지 10년 넘게 미뤄졌던 데에는 부산 지역사회의 이 같은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결국 서울에 본사를 둔 대체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이번에 개장한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는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28개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그만큼 기반이 든든하다. 금융산업의 서울 쏠림 현상도 심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사실상 부산 금융중심지의 출발점이었던 선물거래소의 계보를 잇고 있다. 1999년 부산상의가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한 뒤 선물거래소는 2005년 코스닥·코스피와 합쳐져 본사를 부산에 둔 한국거래소가 됐다. 이어 2009년에는 부산이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면서 부산 문현지구는 특화(해양·파생상품) 금융중심지로 됐다.
선진국에는 거의 빠짐없이 글로벌 금융센터를 가진 도시가 두 곳 이상 있다. 일본에 도쿄와 오사카가 있고, 영국에는 런던과 에든버러, 스위스에 취리히와 제네바, UAE에는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복수의 국제금융도시를 통해 서로 경쟁력을 높이면서 금융의 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을 함께 이뤄 나가고 있다.
부산이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됐으나, 금융 기능과 환경으로 볼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 서울은 그냥 있어도 되지만, 부산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부산 금융중심지는 “서울이 아니면 안된다”는 수도권 중심주의와 수없이 부딪치며 다투어온 격랑의 역사였다. 부산의 많은 관계 인사들과 기관 단체가 금융중심지 발전에 땀을 쏟고 힘을 보탰다. 숱한 시련을 이겨내고 금융중심지 기반을 하나씩 닦아온 부산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맞아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금융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정부의 예산 지원과 세제 혜택 등 보다 과감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부산도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 한국산업은행 이전을 비롯한 금융기관 추가 이전도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
2025-03-09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