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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敵手없는 女검객 메카 영도여고 펜싱
영도 봉래산 정기를 한곳에 받으며 여성교육의 선도적 역학을 담당하고 있는 영도여고(교장 천경수). 1975년 11월 14일 개교한 이래 8천8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1천4백66명의 꿈많은 소녀들과 75명의 교직원들이 도약의 나래를 펴고 있는 신흥 명문여고다. 영도여고하면 펜싱(플뢰레) 국가대표선수의 산실을 연상할 정도로 펜싱은 이학교의 교기. 지난 82년 플뢰레 펜싱팀을 창단한 영도여고는 그 이듬해인 83년 전국체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84, 85년 연거푸 우승, 전국체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때 활약한 선수는 탁정임 윤정숙 양희자(이상 85년 졸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나중에 국가대표로 함께 선발돼 근 10여 년간 한솥밥을 먹게 되는 묘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선배언니들의 맥을 이어 고명숙(87년 졸업) 황동순(92년 졸업) 등이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현재에는 5명의 국가대표 선수 중 장미경(90년 졸업) 이정숙(90년 졸업) 임미경(92년 졸업) 등 3명이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칼날을 다듬고 있어 영도여고는 명실공히 한국 여자 펜싱의 메카로 자부하고 있다.
영도여고 펜싱팀은 지난 89년에 종별선수권, 체육청소년 장관기, 전국체전 등 3관왕 차지해 대한펜싱협회로부터 우수단체상을 수상, 다시 한번 전국에 그 명성을 드높이기도 했다.
창단 때부터 이 학교 펜싱팀을 지도하고 있는 박전국 코치(42)는 91, 92년에 이어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또 우승, 전국체전 3연패를 두 번씩이나 일구어낸 지도자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박코치는 『단지 펜싱이 좋아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워낙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선수훈련 장비구입 등에 애로가 많다』고 호소하며 『학교역사도 일천해 동창회 등의 후원은 전무하고 인문계 여고라는 특수성 때문에 학교의 지원도 빈약한 실정』이라며 그 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사실 운동할 체육관이 없어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아 다니며 연습하고 부러진 칼을 동여매 가며 훈련하는 영도여고가 전국체전 3연패를, 그것도 두 번이나 차지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여비조차 마련할 길이 없어 전국체전 외 다른 대회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한 딱한 실정에 비추어보면 이들이 그 동안 일구어낸 우승신화는 가히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같은 노력을 헛되지 않아 영도여고 펜싱부는 올해 부산시체육회로부터 93최우수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도여고 「10인의 검객」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일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오늘도 더부살이 연습장인 경남모직 펜싱 연습장에서 남 모르는 눈물과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