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배우 단체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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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 성격… 공연 정해지면 공동작업

젊은 배우들의 단체 '배우,관객,그리고 공간'(배관공). 이름 속에 지향점이 오롯이 담겨 있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관객과 소통하고 싶고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꿈꾼다'는 뜻이다. '배관공'은 지난해 12월 극단 열린무대 출신의 유재명 대표를 비롯해 조창주,백선우 등 연극배우와 안무가 윤지은 등 4명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멤버 모두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으로 실험정신과 창작열이 왕성하다.

극단 체제와 달리 동인의 성격을 띠는 '배관공' 멤버들은 평소에는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을 한다. 하지만 공연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함께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며 작품에 대한 준비를 한다. 일종의 프로젝트팀이다.

작품도 공동으로 창작한다. 작품 선정부터 대사,소품,음악,무대,팸플릿 제작 등에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끊임없는 조율작업을 펼친다. 물론 이견이 있을 때는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표나 연출자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극단 체제에 비하면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젊기 때문에 같이 공부하고 훈련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작품을 마음껏 만들 수 있고 무대에 대해 많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유 대표의 변이다.

'배관공'은 열린 구조를 표방한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같이할 수 있는 예술인이라면 누구라도 장르를 불문하고 연대한다는 방침이다.

'배관공'은 지난 6월 열린소극장에서 첫 작품인 '소라가 말허는 것이 하두 신기해서'를 올렸다. 황석영의 단편 시나리오 '날랑 죽걸랑 펄에다 묻엉'을 각색한 것으로 인생의 순환적 구조를 강조한 작품이었다. 연극,무용,음악적 요소가 융합된 형식이었다. 연극은 서사적 구조를 탈피해 움직임의 이미지 위주로 진행됐다. 관객들로부터 "쉽게 접할 수 없는 형식의 작품이었으며 생각의 여백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관공'은 이달 말께 2번째 작품을 올린다. 독일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희곡 '멸망과 새로운 생명'으로 국내엔 생소한 작품이다. 이 연극은 난해한 해석과 기괴한 표현 방식을 지녀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이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멤버들이 제대로 공부하고 훈련한 적이 없는 '그로테스크 미학'을 접하기 위해서이다. 이 연극에서는 설치미술가 정만영씨와 장숭인씨의 작품을 무대의 오브제로 사용해 미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창단 1년을 맞은 '배관공'의 지향점은 뭘까? 유 대표는 "실험적 의지를 지닌 타 장르의 사람들과 교류를 확대해 공연 예술의 형식을 끊임없이 고민해 무대 미학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려 합니다"라고 답했다.

당장은 관객들에게 낯설고 생소한 연극일지라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을 계속 하고 싶다는 배관공. 이들의 '가난하지만 소중한 무대'가 계속된다면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기자 neato@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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