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지자체 공공 비정규직 사용자성 인정…전국 첫 사례
경남지노위 공고 시정 신청 인용
노조, 지자체 책임 인정 결정 해석
경남도는 “세부내용 확인 전” 신중
사용자성 판단 배제 가능성도 제기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자료 사진. 경남지노위 제공
고용노동부 산하 지방노동위원회가 사실상 지자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취지 판정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개정 이후 전국 첫 사례다. 지자체 재심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지방노동위원회 판정 결과를 쟁점으로 해석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산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2일 공공연대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경남도와 창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내렸다. 지방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교섭권을 인정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세부 내용이 담긴 결정문은 판정일로부터 30일 이내 당사자에게 통보된다. 경남지노위에 시정을 신청한 공공연대노동조합과 단체교섭 요청을 받은 경남도·창원시는 아직 결정문을 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는다. 경남지노위 관계자도 “아직 결정문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앞서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자 경남도와 창원시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라고 주장하며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대상은 생활지원사·아이돌봄사365안심병동 간병사·창원컨벤션센터 용역 노동자 등으로 수탁기관이나 용역업체 소속으로 공공부문에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따라 노동조합 교섭 요구를 받은 사용자는 7일 동안 공고해야 한다. 지자체는 고용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 공고 여부 해석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공연대노조에서 지난 4월 경남지노위에 시정을 신청하면서 판단지원위원회 해석 절차는 중단됐다.
결정문 공개 전이라 아직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지노위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노조의 공고 신청을 받아들인 이상 지방정부의 사용자성을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인정했다고 풀이된다. 이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래 전국 첫 사례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자체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질 사용자성을 부정해왔다.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 지침에 따르면 정부(지방정부 포함)가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으로 근로 조건을 집행하면 원칙적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지 않고 공공부문 노동자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지자체도 극소수다.
공공연대노조 경남본부 관계자는 “직종 일부만 인정됐는지 등 세부 내용은 결정문으로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판정 자체는 지자체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자체는 세부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지자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정이 미칠 영향에는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경남도 사회경제노동과 관계자는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비롯해 직종별 인정 여부 등 세세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 일각에서는 경남지노위의 사용자성 판단 배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이 외주 급식업체 노동자를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고했을 때도 경남지노위는 노조의 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사용자성 판단을 배제해 산업계와 노동계 양측으로부터 중요 쟁점을 회피했다는 비난을 샀다. 특히 지난 경남지노위의 판단은 시정 신청 절차로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해 교섭을 촉진하겠다는 노동부 시행령·지침과도 배치된다.
경남지노위 판정이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취지라 하더라도, 지자체 결정문 검토 결과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실제 교섭 절차로 이어지기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