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리투아니아 '이색공간에서의 예술'
/ 최 대 석 자유기고가

지난달 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에서는 43개의 다채로운 예술행사가 열려 시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색공간에서의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빌뉴스 2009년 유럽의 문화수도 조직위원회'가 주관했다.
'유럽의 문화수도'는 순번제로 매년 돌아가면서 바뀐다. 지난 1985년 그리스 아테네가 최초로 지정된 이래 그동안 많은 도시들이 이 행사를 유치해 유럽 사람들의 문화적 결속을 다지고, 유럽문화의 다양성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빌뉴스는 2009년 오스트리아 린쯔와 함께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었다.
시끌벅적한 시장에서 기이한 모자를 쓰고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 관심을 끌지 못하는 공원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난쟁이 인형들, 짓다가 그만 둔 건물 지붕에 두둥실 떠있는 풍선들, 허물어져 담벼락만 남은 집터에 세워진 노란색 벌통들, 방치된 분수대에서 전시된 도자기 작품들….
예술가들과 창의적인 시민들은 예술행사 지도에도 없는 그런 장소에서 오페레타, 연주회, 패션쇼, 거리춤, 비디오예술, 설치예술 등을 선보였다. 이들은 이를 통해 인간의 예술적 상상력이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환경 관련 예술행사인 '환경을 위한 디자이너'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는 비닐봉지 20개 이상을 가져오면 소매가 없는 옷처럼 생긴 천가방과 교환을 해주는 행사였는데, 수거한 비닐봉지는 광장을 가득 덮을 정도였다. 비닐봉지 더미에서 열린 검은색과 하얀색을 테마로 한 패션쇼는 풀벌레 소리, 새소리의 음향효과와 함께 친환경의 인식을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자기 집 계단이나 건물외벽, 뜰 등에 작품을 전시했다. 주최 측은 행사지도를 만들어 시민들이 방문한 곳마다 직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10곳 이상을 방문한 이들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이 행사에는 빌뉴스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뉴스 2009년 유럽의 문화수도' 행사 준비는 이렇게 순항하고 있다.
빌뉴스(리투아니아)=
ds@esperanto.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