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UP] 의료관광벨트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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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새 성장 동력 묶어서 활성화하라

# 장면1

아시아 의료허브로 떠오른 싱가포르.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의료서비스는 호텔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다. 특급 진료실에다 전용 비즈니스센터가 제공되며, 원하면 환자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아파트 임대도 가능하다. 입원은 '체크 인'(Check in)이고 환자 불편 신고센터가 아니라 '고객 서비스센터'라고 부른다. 다운타운의 오차드 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마운드 엘리자베스병원의 로열스위트룸들은 브루나이, 태국 왕족과 인도네시아 갑부 등에게 단골로 이용된다.


# 장면2

부산 동래구 온천동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세화병원. 불임 전문병원으로 명성이 높은 이 병원은 시험관시술 성공률이 국내에서도 수준급에 속한다. 멀리 러시아까지 실력을 인정받아 사할린에서도 불임시술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러나 국내 의료법의 제약으로 환자 알선 소개가 금지돼 있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수 없다. 또 환자가 진료목적으로 부산을 방문하더라도 공항 출입국관리소에서 귀국 보증각서를 요구하며 붙잡아 놓는 바람에 낭패를 보기 일쑤다.


싱가포르의 의료관광 정책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전략과 시스템이 완비돼야 '의료강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과 시스템은 국가 지도자가 수십년 앞을 내다보는 지혜와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촉통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료와 생명과학산업만이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00년 14만7천명의 외국인 환자 유치로 3천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으며, 오는 2012년에는 100만명을 유치해 2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의료를 '산업' 차원으로 끌어올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의료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부산시도 의료관광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판단하고 활성화 전략을 수립 중이다.

부산의 의료관광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서면의 성형거리를 중심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자생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조직이나 시스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관심있는 의료기관에서 수공업적으로 진행돼 왔다. 현재 부산의 의료관광은 크게 동부산권, 서부산권, 메디컬리조트 등 3개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부산권은 부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국제메디컬센터가 중심이다. 기장군 일대에 국비, 시비, 민자(2천억원)를 끌어들여 의료기관과 의약관련 연구기관,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인근에는 2009년 완공 예정으로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건립 중에 있다. 여기다 해운대 신시가지에 들어설 해운대백병원 등이 가세하면 부산에서 가장 막강한 의료관광 축을 형성하게 된다.

서부산권에는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과 함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향후 들어설 외국계병원이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된다.

그 외에 서면의 성형거리와 롯데호텔 파라다이스호텔 노보텔앰배서더호텔 등에 잇달아 입주하고 있는 메디컬 리조트들이 의료관광의 주역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의료관광 수준은 아직 의료관광에 대한 마스터플랜도 없고 시스템도 없다. 제각각 흩어져 있는 3개의 축을 어떻게 특성화하고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으며 추진주체도 없는 상태다. 부산의 의료관광 활성화 과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가 지난해 3월 발족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외국의 의료관련 종사자와 에이전시를 초청해 한국의료 서비스를 소개하는 등 의료관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에는 좋은문화병원 부민병원 등 4개 의료기관이 참가하고 있지만 활동성과가 부산 의료기관에까지 파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역에서는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공동이사장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이경호 인제대 총장·구정회 좋은삼선병원 이사장)가 지난 5월 발족돼 의료관광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한편 기본 전략과 네트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김윤진(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무국장은 "관광협회와 의료기관이 연계해 모범적인 의료관광 상품을 만들면서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의료관광을 담당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의료법 상의 제약요건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군기자 gun39@busanilbo.com


■ 세계 각국의 환자 유치경쟁

의료관광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떠오르면서 경쟁력을 갖춘 세계 각국의 환자 유치 경쟁도 뜨겁다. 이미 의료관광 산업에 눈을 뜬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의 헝가리 등은 이를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정부 차원에서 '해외 환자 유치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의료관광 허브로의 도약에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2005년도에 벌써 128만여명의 해외 환자 유치 실적에 약 9천억원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

인접한 싱가포르 역시 의료관광의 떠오르는 강국. 지난해 40만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했으며 오는 2012년까지는 연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각국과 환자의뢰 협약을 맺는 네트워크 병원의 확대, 우수한 외국의료진 영입, 진료비의 투명화 등으로 고급 해외 환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특히 해외 환자 및 보호자들의 의료와 관광을 돕기 위해 병원 직원들도 관광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레바논도 의료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해외환자 유치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헝가리가 치과 분야에서 저렴한 가격과 높은 의료수준, 독일 오스트리아 등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유럽 내 '의료허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헝가리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과 비교해 3분의 1도 되지 않는 저렴한 비용과 고급 의료수준이 알려지면서 각국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곽명섭기자 kms01@



■ 경쟁력 있는 의료관광 상품은

고신대학교 의료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던 한상대회에 참가한 재외 한상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한국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79.9%를 차지했다. 또 79.4%는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서 이웃에게 한국 의료서비스 이용을 권유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 의료서비스가 의료수준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대한의학회(2004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미국의 76%, 일본의 85%, 유럽의 87% 수준이었으며 위암치료와 미용 및 성형은 선진국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평균 진료비는 미국의 3분의 1 미만, 일본의 2분의 1 미만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성형외과 치과 종합검진서비스 등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성형외과와 치과는 진료비가 우리나라의 배가량이다. 미국의 교포 중 44만명 정도가 무보험자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에 반해 일본은 안과의 라식수술, 유방확대 주름제거술, 모발이식 등의 상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분야의 진료비도 우리나라의 배 이상 수준이다. 특히 일본은 출산을 하면 국가에서 30만엔의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분만도 좋은 의료관광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으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고소득층 환자들이 미용성형과 치아미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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