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건강 성인병 걱정 날려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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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 하나에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월드컵 때문이다. 물론 보는 축구도 재밌지만, 시간이 난다면 직접 축구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축구는 심폐 지구력, 근력, 유연성, 균형 감각을 골고루 강화시켜주는 종합 운동이다.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또 청소년들의 성장이나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근력 강화·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축구는 심폐 기능을 강화시키는 달리기나 걷기 등 유산소운동이 90%, 강인한 근력과 순발력을 요하는 무산소운동이 10%를 차지한다. 따라서 축구를 하면 폐활량이 증가하고 몸에 산소 공급이 잘 이루어져 혈관 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 환자 역시 심장에 이상이 없는 한 축구가 권장된다.

강동병원 김종진 의무원장은 "축구는 하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장딴지가 굵어지고 하체 근력이 좋아진다"며 "그래서 축구를 성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스태미나 운동'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첩성과 유연성, 순발력, 균형 감각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축구의 경우 거의 모든 기술이 한 다리로 균형을 잡은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눈과 발의 협응력, 신체 전반적인 균형 감각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또 경기 중에 어떻게 공을 연결시키는 것이 좋을지 팀원들과 끊임 없이 대화하고 소리를 지르다 보면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 90%… 심폐 기능 강화
청소년에겐 뇌 발달·성장 촉진 등 효과
무릎 퇴행성 변화 40대 이상 부상 주의

· 뇌 발달·성장에도 도움


축구는 성인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청소년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축구는 달리기와 점프를 많이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뼈세포 및 성장판을 자극,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성장을 촉진시킨다.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닌 팀 운동이기 때문에 협동심이나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침례병원 가정의학과 김유리 과장은 "일단 걷기만 해도 다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뇌의 발달이 촉진된다"며 "축구는 걷기 이상의 운동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뇌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이 대퇴(허벅지) 근육인데 이런 근육의 신경은 뇌로 연결돼 있다. 경기 중에 걷기만 해도 심박출량이 평소의 10배 이상 증가,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고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여자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모험이나 위험한 운동을 말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스스로 '나는 약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며 "축구처럼 역동적인 스포츠는 자신감과 자존감, 적응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발목 부상 주의해야

하지만 축구 역시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가장 흔한 발목 부상의 경우 대부분이 복사뼈의 인대가 늘어나는 것이다. 걷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손상이라면 냉찜질과 소염 파스 등으로 1~2주 내에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선수 간 충돌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때 생길 수 있는 심한 피멍이나 부종, 걷기 힘든 정도의 통증은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인대 파열을 방치하면 외상성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의 경우 안쪽 측부 인대를 삐는 경우가 많은데, 약간의 휴식과 소염 파스 등으로 증상이 좋아진다. 부상이 심할 때는 약 3~4주간 석고붕대 고정이 필요하다. 가장 심각한 무릎 부상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다. 부상 때 무릎에서 '퍽' 하는 느낌의 파열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 출혈에 의해 곧바로 무릎이 부어오르게 된다. 이때는 바로 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헤딩을 하다 보면 머리와 얼굴, 목의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헤딩을 할 때 머리에 가해지는 힘은 직선력으로, 권투에서 가해지는 회전력보다 훨씬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목 근육이 긴장된 상태에서 헤딩을 해야 머리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부상 방지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을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

심한 경우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목 근육이 덜 발달된 어린이나 청소년은 헤딩을 피하는 게 좋다. 또 부상 방지를 위해서 어린이들은 연령에 맞는 작은 크기의 경기장과 축구공을 사용해야 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25~30세가 경기 중 부상 빈도가 높다. 기술 수준이 높고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0대 이상의 경우 부상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무릎의 퇴행성 변화 때문에 가벼운 충격에도 연골판 파열 같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 원장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3~6개월 정도 꾸준한 지구력 운동을 해 체력을 향상시킨 뒤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며 "또 당뇨나 심장질환, 고혈압 등 성인병이 있는 경우는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고 심장,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사전에 운동 부하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네 축구'는 월드컵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하자. 무리한 승부욕과 반칙은 부상의 위험을 높이므로 아마추어답게 경기 자체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분한 준비운동 뒤에 경기 규칙을 준수하며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경기를 하는 게 기본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도움말=강동병원 김종진 의무원장·침례병원 가정의학과 김유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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