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우리 브랜드] 이대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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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놀라는 '전병과 쿠키 중간 맛' 일품

부산 해운대구 우동 팔레드시즈 1층 '이대명과' 팔레드시즈점에서 김남호 대표이사(오른쪽)와 김 대표의 부인 윤은지 총괄본부장이 전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남의 시선이나 주머니 사정을 신경 쓰지 않고 좋아하는 일에 빠져 일가를 이루면 장인으로 존경받지만, 그들의 가족들이라고 늘 행복할까. 이대명과의 58년 역사는 전병(센베이)에 '미친' 아버지와 그 길에서 도망치려고도 했으나 결국 같은 고집으로 운명을 이어가고 있는 아들의 일대기다.

김남호(49) 대표이사는 열두세 살 때부터 아버지 김정기(75) 옹을 도와 전병을 만들었다. 화덕에 연탄을 쪼개 넣고, 손으로 모양을 만든 전병을 하루 종일 구웠다. 모양이 삐뚤어지거나 반죽이 잘못되면 아버지는 가차없이 호통을 치며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10대 후반에 "이걸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이 어렴풋이 들었으나 달아나고 싶은 고된 순간이 더 많았다.

일본 과자집서 전수 1954년 창업 

천연재료·손반죽 한국식 맛 개발 

부산 6곳 매장·부산타워 입점 예정 

감성적 포장 디자인 20대 공략도


김 옹은 부모와 양부모를 잇달아 일찍 여의고, 10대 때부터 서울의 일본 과자집에서 센베이를 배웠다. 20대 초반에 서울 노량진에 일찌감치 자기 가게를 차렸으나 장사 수완보다는 최고의 전병을 향한 고집이 더 중요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맛과 그 맛을 체계화해 줄 기계를 만드는 데에는 늘 벌이보다 많은 돈이 들어갔다. 1980년대 초 국내 최초로 기계 개발에 성공했지만 가족들의 생활고는 여전했다.

생계를 위해 잠시 다른 일을 하던 김 대표는 2002년, 모든 걸 접고 아내의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다. "전병이 지긋지긋했고, 다시는 안 돌아볼 마음이었죠. 그런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전병이더라고요." 그해 김 대표는 부평동 족발골목에 작은 가게를 하나 냈다. 'SINCE 1954(1954년 창립)' 이대명과의 출발이다.

이대를 이어 완성한 '독보적인 맛'은 이대명과의 자부심이다. "이대명과 전병의 맛은 아낌없이 넣는 천연 재료, 절묘한 배합의 반죽, 그리고 우리식 기계 운용이 어우러질 때만 가능합니다." 이 중에서도 중요한 건 반죽이다. 김 대표의 손은 6개 매장 전병의 반죽을 모두 직접 하느라 굳은살로 가득하다. 유명 제과기업도, 같은 기계를 쓰는 업체도 따라오지 못하는 맛이 바로 이 손반죽에서 나온다.

김 대표의 아내인 윤은지(45) 총괄본부장은 "센베이가 일본 과자이지만, 60년 가까이 전병 연구를 거듭해 오면서 이대명과의 전병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우리식 과자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인들도 먹어 보고는 '전병과 쿠키의 중간 맛'이라면서 놀라요. 딱딱한 센베이와 달리 부드럽고, 리치하다(식감이 촉촉하고 풍미가 풍부하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운대, 남천동, 서면, 구서동에 이어 해운대 팔레드시즈점까지 10년 만에 6개의 직영점이 생겼다. 인터넷쇼핑몰과 함께 전국에 이대명과의 열혈 단골도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20억여 원. 상반기 안에는 부산의 필수 관광코스인 부산타워 내에 특설매장도 낸다. 이대명과가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 '부산의 명물'로 소개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시도들도 있다. 다음 달 초에는 대용량 봉지 포장 대신 다섯 개씩 넣은 비스킷식 소포장이 나온다. 선물용 상품에는 선물 1호, 2호식 딱딱한 이름 대신 화이트데이용 '러브패드'를 시작으로 '여행', '원현이의 꿈'처럼 시즌별, 용도별 감성적인 이름과 포장 디자인을 적용한다. 지난해 12월 해운대해수욕장 팔레드시즈 1층에 낸 매장도 젊은 층의 트렌드를 읽고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안테나숍'에 가깝다.

이와 같은 계획들은 이대명과의 향후 성장 전략이 선물시장과 20대 고객에 있다는 분석에서 나온 것이다. 이대명과 남언일 마케팅 본부장은 "한국에서 전병에 대한 인식은 무게로 달아 파는 옛날과자에 머물러 있다, 맛에 대한 기대치는 워낙 낮다. 이미 고급 선물 시장을 형성한 화과자와 비교하면 상품으로서의 주기가 도입기에 있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병으로 마음을 전하는 선물문화를 만들고, 외식 트렌드를 이끄는 20대 신규 고객을 잡는다는 이 전략이 결실을 거둔다면 올해는 이대명과가 한국식 정통 전병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김남호 대표는 "돈벌이보다, 섣부른 체인사업보다 더 중요한 건 더 좋은 과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대명과를 우리나라 최고의 명물 과자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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