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양(羊)의 해…양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풀 되새김질하는 솟과 동물… 부산에도 49마리 살아요

양의 해인 2015년 1월 1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양들이 관리인들과 함께 우리를 나서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안녕하세요! 저는 삼락생태공원에 사는 아기 양 '에코'라고 해요. 부산 태생 1호 양이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세요?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밤잠을 설칠 때 헤던 양. 찜질방에서 닭살 애정표현을 하던 연인들이 수건으로 돌돌 말아 머리에 쓰던 '양머리'. 떠오르는 게 많네요.

하지만 정작 진짜 우리 양에 대해선 그다지…. 친숙하게 느끼지만 실생활과 가깝지 않아 어떤 동물인지 모르시는 한국 사람이 많아요.

양의 해를 맞아 양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게요.

우리나라엔 고려 때 들어와
주로 관광용으로 사육
최대 200㎏까지 성장

부산 태생 '에코' 등 6마리
삼락생태공원에서 생활
유치원생들 사랑 많이 받아

삼정더파크에도 43마리
하루 3~4차례 축사 밖 나들이
새끼 15마리 곧 태어날 예정

■양에 대해

소와 많이 달라 보이지만 크게 보면 우리 양은 풀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는 솟과 동물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개 다음으로 인간과 오래된 친구입니다. 기원 전 6천 년 전께부터 인간과 지냈습니다. 성경에 500여 차례, 가장 많이 언급된 동물이기도 합니다.

복슬복슬 부드러운 털만큼 성격도 부드럽고 온순합니다. 12지(支) 중 가장 순한 동물로 꼽힙니다. 겁이 많아서일까요. 항상 무리를 지어 다니죠.

지금은 사람들이 소의 젖을 먹지만 처음엔 우리 젖을 먹었습니다. 소의 젖을 짜는 방법도 오래전 우리 젖을 짜던 데서 비롯됐습니다.

종류도 수십 종이나 됩니다. 생김새도 다양하고, 색깔도 회백색, 검은색, 갈색, 붉은색 등 다양합니다. 종에 따라 크기도 최대 1.8m, 200㎏까지 자랍니다. 수명은 10~20년 정도예요.

일반적으로, 양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털 많고 하얀 양은 면양입니다. 뉴질랜드가 원산인 코리데일종과 스페인이 원산인 메리노종이 대표적인 면양이죠. 면양은 각 지역에서 다양하게 교배돼 종류가 32종이나 됩니다. 양은 야생종도 시베리아빅혼, 아메리카빅혼 등 매우 다양하답니다.

사람들은 말이나 소 못지않게 우리를 중요한 자산으로 여겼습니다. 슬프지만 우리는 제사용, 약용, 육용, 직물 원료와 모피용으로 활용됐습니다. 서양의 고대, 중세 사람들은 종이가 전래되기 전까지 우리 가죽에 글 그림 등을 적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처음 들어온 건 고려 시대 때. 금나라로부터 입니다. 그 뒤 양 사육은 흔치 않았지만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잠시 사육 붐이 일었고 1960년대에 정부가 장려하면서 융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사육됩니다. 산업 목적보다는 관광용이 대부분입니다. 세계 최대 면양국인 호주, 뉴질랜드에서 우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풍경은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답니다.



■부산 가족은 누가 어디에

부산에서도 우리를 볼 수 있답니다. 부산에는 현재 49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 6마리, 부진진구 초읍동에 있는 동물원 삼정더파크에 43마리가 있어요.

먼저 제가 살고 있는 삼락생태공원으로 가 볼까요. 6마리의 가족이 이곳에 온 건 2013년 4월입니다. 수컷 3마리, 암컷 2마리였는데, 수컷 이름은 '낙동' '맥도' '대저'이고, 암컷 이름은 '삼락' '화명'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우리 엄마 화명이가 저를 낳았고 4월 삼락이가 제 여자친구 '을숙'을 낳았습니다. 얼마 전 우리 엄마가 몹시 큰 병을 앓으시다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맘이 아픕니다.

요즘 공원 내 축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낮 동안 공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놀았는데, 겨울이 되면서 축사 생활을 시작했죠. 다른 계절처럼 풀이 나지 않아 우리를 관리하는 아저씨들이 건초를 주고 있습니다. 근데 연한 풀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건초는 별로 맛이 없어요.

요즘은 날씨가 추워 우리를 보러 오는 사람이 조금 줄어 심심합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자주 찾아왔는데, 많을 때는 하루 200명이 몰리기도 했죠.

최근 걱정이 생겼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공원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동할 때 실례를 했던 일 때문에 민원이 들어왔다고 하네요. 동물원에 기탁될 수도 있다네요. 제 새해 소원은 고향인 이곳에서 계속 즐겁게 사는 겁니다.

지난 4월 말 개장한 삼정더파크에도 양 가족이 살아요. 최근 그곳에 경사가 났답니다. 이달 중 아기 양이 15마리 정도 태어날 거라네요. 양의 임신 기간은 5개월 정도예요. 한국에서는 보통 여름에 짝짓기를 해서 연초에 새끼를 낳아요. 한 번에 1~2마리를 낳는 게 보통이지만, 다산종의 경우는 3~5마리를 낳기도 합니다.

삼정더파크에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양떼몰이 행사를 하루 3~4회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개가 양떼를 한곳으로 모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합니다.

양과 부산 가족 소개는 이만 줄일게요. 양의 해를 맞아 한 번 양 가족을 찾아 주세요. 특히 저를 보시면 손으로 하트를 날려, 알은체를 해 주세요.

이대성·황석하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