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베테랑에서 드라마 명품 조연으로… 배우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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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 잡아 주는 연기자 되고 싶어요"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백묘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인 배우 김선영.

"연극과 달리 드라마는 카메라 워크를 잘 알아야 하는데 여전히 카메라 메커니즘이 익숙하지 않은 점이 어렵습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통해 연기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습니다."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서 인상적 연기 보여줘
드라마 '호텔킹' 이어 두 번째… 영화 '국제시장'에도 출연
"사람들이 위로 받고 쉼 얻을 수 있는 연기 보여주는 게 목표"

지난 7일 종영된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신율(오연서)을 극진히 보살피는 청해상단의 행수 백묘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선영은 1976년 생으로 연극으로 잔뼈가 굵은 배우다.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함께 연기한 안길상 선배에게 너무 감사하고, 좋은 기회 준 감독에게 감사드립니다."

드라마로는 지난해 MBC '호텔킹'(소문정 역)에 이어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두 번째. 연극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김선영은 역할에 대한 욕심보다 작품에 대한 욕심이 앞서는 천상 배우다. 차기작을 고민 중인 김선영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학 때부터 연극 동아리를 시작으로 연극과 함께 해 온 김선영은 26세 때 '연극이 끝난 후에'(안톤 체홉 원작)로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김선영의 연극 배우에 대한 꿈은 중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의 권고로 만든 연극으로 인해 일찌감치 결정됐다.

"중학교 3학년 때 국어선생님이 제 인생을 결정했습니다. 당시 국어선생님이 졸업 작품으로 학급 연극을 권해 혼자 의상도 만들고, 각본과 연출까지 맡아 연극을 무대에 올리면서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 생각했죠. 제 연극 인생이 그때 시작된거죠."

드라마는 물론 최근 출연한 영화 '국제시장'까지,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본 제작 관계자들에 의해 캐스팅이 됐다는 점에서 김선영은 "고마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비록 조연이지만 김선영은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돌아온 김선영의 답은 '좋은 작품'이었다. '연기는 좋은 작품을 통해 사람의 손을 잡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이 이야기나 소설, 연극 등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 받고, 자극도 받고, 쉼을 받는데,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한 본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그게 연극을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기를 통해 사람의 손을 잡는 거죠.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싶지만 본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제 연기의 목표입니다."

김선영은 출연했던 연극 중에 70년대 아이를 기르는 독일 노동자의 힘든 상황이 현재 우리 상황과 비슷했던 2인극 '경남 창녕군 칠곡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영화 중에는 '음치클리닉'이 분량이 가장 많아 기억에 남는다고. 이 '음치클리닉'은 김선영에게는 드라마 출연으로 연결된 작품이었다. 이 영화를 본 캐스팅 디렉터에 의해 김선영이 드라마 '호텔킹'에 출연하게 되고, 소속사(더착한엔터테인먼트)를 갖게 된 계기도 됐다. 더착한엔터테인먼트에는 박정수, 이종원, 정경호, 최지나, 박정아 등이 소속돼 있으며 최근 배우 고윤이 합류했다.

김선영은 "연극할 때도 극단 소속이 아니었는데 드라마 하면서 소속사를 갖게 돼 이전에 비해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드라마 출연으로 올해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김선영은 최근 연출가인 남편(연출가 이승원)과 극단 '나베'를 만들었다. '나베'가 나누고 베푼다는 의미인 것을 보면, 김선영의 연기관과도 연결된다.

김선영은 오는 6월 남편이 준비 중인 연극 '모럴 패밀리'가 잘돼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연습실을 만들어 가난한 연극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한 적이 없어 끊임없이 모니터를 한다는 김선영은 "부드러운 감독을 만나고 싶어요. 무서운 감독을 만나면 연기가 잘 안나오거든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선영은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이춘우 선임기자 bomb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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