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갑질 논란에 주가 하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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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일종의 계약 관계 대리점인 방문판매특약점(이하 방판점) 인력을 멋대로 직영점에 근무시켜 실적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주식 액면분할 후 주가 하락으로 '황제주' 자리도 내주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사업 전망도 어두워지는 등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이다.

10일 아모레퍼시픽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계약 사업자들의 직원을 빼내 본사 실적을 올렸다.

방문판매원 빼내 직영점 근무
특약점 실적 빼앗아 고발당해
주력국가 중국 경기악화 영향
시가총액도 5위서 9위로 추락

중소기업청이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실에 제출한 '공정위 의무고발권 고발요청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 동안 특약점 영업사원인 방문판매원 3천482명을 멋대로 직영점 등에 근무시켰다.

이 기간 동안 방문판매원들의 월 평균 매출은 82억 원으로 연간 984억 원에 달했다. 방판점은 졸지에 월평균 57억 원, 연간 688억 원의 피해를 입은 사실이 중기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수년간 민원이 이어져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피해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아 중기청 요구로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이번 국감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갑질 행위에 대한 소명을 직접 듣기 위해서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10월 5일 종합국감에 서경배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 요청했으나 해외 출장 중이라는 핑계로 전문경영인인 심상배 사장이 대신 참석하겠다고 했다"며 "아모레 측에서는 본사 상무가 단독으로 행한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년간 수십여 곳에서 벌어진 갑질을 임원 개인이 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본사 차원의 행위인지를 따져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검찰 조사와 국감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에도 본사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협박성 막말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국감에서도 서경배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 요청했지만 불참하고 전문경영인 손영철 사장이 나와 대신 사과한 바 있다.

한편 주식 가치가 12조 원을 넘어 서경배 회장을 국내 주식 부자 1위에 올렸던 주가도 최근 들어 크게 하락했다. 어두운 실적 전망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때 5위까지 상승했던 시가총액 순위도 10일 종가 기준 9위로 추락했다.

지난 9일에는 서경배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사업 비중을 50% 이상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지만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8천325억 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 4조 7천여억 원의 20%도 되지 않는다. 특히 주력 국가인 중국의 성장세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따른 면세 실적 감소 우려와 최근 중국 경제 둔화 우려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주식 수급적으로는 외국인 매도 흐름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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