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사우디 압사' 참극 빚은 이슬람 의식 '미나의 돌던지기'란?

[비에스투데이 김호일 선임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에서 24일(현지시간) 700여명이 압사한 최악의 참사는 순례객들이 이른바 `미나의 돌던지기' 의식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미나의 돌던지기'란 무얼까.
수십만에서 수백만명의 무슬림들은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가하고자 메카로부터 약 5km 떨어진 미나 지역으로 한꺼번에 이동한다.
`미나의 돌던지기'는 선지자 아브라함이 신의 소명에 따라 아들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 할 때 유혹했다는 악마를 쫓는 의식이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순례자들은 메카 인근의 미나계곡에 세워진 3개의 돌기둥을 향해 인근 돌산에서 주워온 조약돌 49개를 한꺼번에 7개씩, 모두 7차례에 걸쳐 던지며 "악마여 물러가라"를 외친다.
문제는 순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미나의 돌던지기'에 수많은 순례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압사 참사사고가 여러번 발생했음에도 불구, 이번과 같은 초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압사 사고가 발생한 24일도 `미나의 돌던지기' 의식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사고 목격자들은 순례객 수십만명이 이날 오전 메카에서 미나로 한꺼번에 이동하는 도중 도로 교차지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의식은 순례 중 반복되는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사람들이 돌기둥을 맞히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자주 대형 압사사고로 이어졌다.
2006년과 2003년 이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362명과 251명이 각각 압사했다.
1990년에는 무려 1천426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 1994년과 1998년에도 270여명과 118명이 희생됐다.
사우디 당국은 2003년 사고를 계기로 약 3천만달러를 들여 비상통로를 갖춘 인도교를 설치하는 등 미나 계곡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는 했다.
특히 3개의 돌기둥을 모두 돌벽으로 바꾸어 과녁을 크게 만들고 현장에 보안원들을 배치해 순례객들의 분산 이동을 유도했다.
그러나 1년에 한차례 있는 정기 성지순례를 위해 전 세계 이슬람교도 200만~300만명이 메카로 모여 같은 날 `미나의 돌던지기' 의식에 참석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 사우디 당국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사진=부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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