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종영②, 남은 것은 시청률과 사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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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표절, 연기력, 개연성 등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가 김태희와 주원의 사랑을 확인하며 9주 간의 지난한 여정을 끝마쳤다. 결국 남은 것은 논란이 가져다 준 시청률과 장르 드라마 불변법칙 '사랑'이었다.

'용팔이'는 장소불문 환자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용한 돌팔이 김태현(주원)은 아픈 자신의 동생 김소현(박혜수)을 위해 불법 왕진을 다니는 의사였다. 소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비가 필요했고,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자 고작 레지던트일 뿐인 그에게는 소현의 치료비를 감당할 만한 돈이 없었다.

그러던 중 태현은 VVIP만을 응대하는 한신병원 12층의 비밀을 알게 됐다. 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2층에 입성하게 됐고, 한신그룹 한도준(조현재)과 한여진(김태희) 사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됐다.

태현은 단순히 돈을 위해, 동생을 살리기 위해 여진의 병원 탈출 계획에 가담했다. 하지만 그는 점점 자신과 비슷한 여진에게 빠지고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 이는 여진 또한 마찬가지.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과 외로움을 이해하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도준이 죽고 한신그룹 왕좌 자리를 다시 획득한 여진은 태현과 잠시 이별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용팔이'는 1,2회에서 강렬한 액션과 불법 왕진을 다니는 의사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때 다지게 된 시청률과 입소문은 '용팔이'를 시청률 20% 반열에 올려다 놓았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이 시청률 10% 안팎에 머무르던 수준을 생각하면 이는 괄목할 만하다. 하지만 잠들어 있던 여진이 눈을 뜨면서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태현의 용팔이로서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그는 그저 부수적인 인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태현은 단순히 한신병원 12층에 갇혀 있던 여진을 바깥 세상으로 빼돌리거나, 여진이 한신그룹을 정복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뿐이었다.

더군다나 2회 연장을 결정하면서 급작스럽게 맞이하게 된 도준의 죽음과 이채영의 복수, 한여진의 급성 간암, 신씨아의 재등장과 한여진의 수술 성공 등은 드라마의 개연성에 대한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뿐만 아니라 제목이 가져다 주는 활약과 기대를 무시한 채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특히나 장혁린 작가가 임성한 작가의 제자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올 만큼 등장인물들은 하나 둘 죽어나갔다. 개연성을 부여하지 못한 캐릭터를 끝까지 쥐고 나아가지 못하고 죽음으로서 위기를 모면, 이야기를 끌어 나간 것이다.

이같은 캐릭터 개연성 문제는 이과장(정웅인)과 이채영(채정안)에게서도 나타난다. 권력과 돈의 노예였던 이과장이 한순간에 개과천선해서 태현을 돕거나, 도준을 증오하며 그를 향한 복수를 꿈꾸던 채영이 도준이 죽자 오히려 여진을 복수하게 된 점 등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또 인기 만화 '정벌 도시'의 표절 논란이 자리했다.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용팔이'는 장혁린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라며 "이는 방송 전 주연배우 주원 김태희 씨 캐스팅을 발표했을 당시부터 함께 고지했던 사안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같은 논란들은 화제를 동반했고, 시청률을 이끌어냈다. 남은 것은 또 있다. 장르 드라마를 '로맨스 드라마'로 승화시키는 한국 드라마의 현실을 답습했다는 것.

초반부 보여줬던 용한 돌팔이로서 태현의 활약과 이에 대한 짜릿한 카타르시스, 단순히 정의감과 사명감만을 내세우지 않는 의사 캐릭터의 신선함 등은 후반부로 갈수록 흐릿해졌다. 후반부에서는 상속녀 여진의 경영쟁탈 전쟁으로 변모했다. 이마저도 깊이가 부족한 겉핥기였을 뿐. 앞서 말했듯, 결국 남은 것은 시청률과 사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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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용팔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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