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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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발길 줄었지만… '비팬'(BIFF FAN)들 10시간 기다리고도 즐거워

6일 오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자 '춘몽'이 상영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곡절 끝에 펼치는 날갯짓에 응원이라도 하는 것일까. 비바람이 몰아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막을 올렸다.

○…올해 BIFF개막식은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치러졌다. 영화제를 둘러싼 오랜 갈등 탓인지 레드 카펫에 오른 배우들의 옷차림도 차분해졌다. 사회를 맡은 한효주를 비롯해 예지원, 박소담 등은 검정이나 짙은 감색 드레스를, 조민수, 배종옥은 흰색 드레스를 입는 등 여배우들의 드레스 키워드는 '블랙 or 화이트'였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개막작 춘몽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아 분홍빛의 차분한 옷차림을 선보였던 강수연 집행위원장도 레드 카펫 위에선 우아한 검은색 드레스 차림이었다.

"부산영화제 지지합니다" 
김의성, 메시지 들고 입장
개막식 계획보다 20분 늦어 
KBS 생중계 차질 빚어

○…5일 부산을 급습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산 울산 경남 일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은 영향인지 개막식에 초대된 VIP 상당수가 자리를 비웠다. 무대 가운데 앞자리에 주로 배치된 VIP석이 3분의 1 이상 비는 바람에 BIFF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일부 관객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BIFF 관계자는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한 분들 상당수가 태풍 피해 현장 방문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자리에서 개막식을 즐기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는 열성 관객들도 많았다. 대전에서 왔다는 고은미(30) 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입장표를 끊은 뒤 대기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10시간 가까이 줄을 섰다. 끼니를 건너뛴 채 챙겨온 간식을 먹으며 기다렸다는 고 씨는 "개막식 비지정석은 선착순 입장이라 좋은 자리에 앉아 배우들을 보고 개막작을 즐기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외국인들도 줄을 이었다.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2년 째 재직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를 찾은 영국인 마크(26) 씨는 "지난해 한주 내내 영화제를 즐겼던 좋은 기억이 남아 올해도 개막식부터 찾았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 뒤늦게 셀카봉 열풍이 부는 듯 BIFF에서 마련한 버스에서 내린 동남아시아 배우들은 셀카봉을 들고 서로의 모습을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BIFF에 대한 국내·외 영화계의 지지가 담긴 조형물과 포토월도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에 마련돼 시선을 모았다. BIFF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이 '#ISUPPORTBIFF' 푯말을 들고 찍은 인증사진이 포토월을 장식했다. BIFF를 지지하는 패널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관객들도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전야제에 이어 개막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배우 김의성은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이라는 응원 메시지를 들고 레드카펫을 밟아 대조를 이뤘다.

○…애초 레드카펫 입장 게스트 수가 예년보다 적어 개막식이 속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계획보다 20분 가량 진행이 늦어져 현장을 생중계하던 KBS는 정규방송 시간 때문에 개막식을 중계하지 못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호진·윤여진·조영미 기자

 onlypen@busan.com

영상제작 - 디지털 미디어본부 김강현·서재민 PD·박민하·이민희·이승준·장다원·조영환 대학생인턴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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