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누리당 '지도부 및 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이정현 대표와 정병국 의원이 언쟁을 벌이자 퇴장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한 2일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최순실 사태'에 따른 난국 타개를 위해 이날 오전 열린 '대표·최고위원·중진 연석 간담회'는 처음부터 지도부 사퇴론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지는 등 난장판이 됐다.

비박 "꼬인 정국 더 꼬아" 불만
개각 환영 친박과 '내분' 악화

특히 이례적으로 회의를 언론에 공개한 이정현 대표와 지난 8·9 전당대회 때 당권 경쟁자였던 비주류 정병국 의원은 감정 섞인 언쟁까지 벌였다. 정 의원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길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그동안 어떻게 말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 얘기를 하라"면서 "무슨 내가 도둑질이나 해먹은 것처럼 오해를 할 수 있게 말하는데, 그런 발언은 공식 석상에서 적절치 않다"고 발끈했다. 회의 도중 청와대가 국무총리 내정자 등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정 의원은 "대통령께 진언하려고 모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여기서 백날 떠들어봐야 의미 없는 것 아니냐. 회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거국중립내각 도입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깜짝 개각이 가뜩이나 꼬인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에 맞게 국회와 상의해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당 지도부는 개각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에 맞는 인사로 판단된다"면서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시키고 정상화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박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