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후폭풍에 국내 조선사 수주량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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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조선업체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컨테이너선이 싼 가격으로 시장에 풀리면서 대형 선사들이 신규 발주를 꺼리거나 이미 주문한 선박의 인도를 지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1만 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가운데 일부의 인도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보유선박 시장에 풀리면서
대형 선사 "발주 대신 용선"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5년 7월 머스크라인으로부터 컨테이너선 9척을 11억 달러에 수주했다. 당초 이들 선박은 올해 모두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이 중 4~5척이 내년으로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를 미룬 이유는 현재 해운업계가 선박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선박 대금을 치르고 바로 새 배를 받는 것보다 용선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라인은 인도를 미룬 대신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1만 31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한진해운이 내던 용선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해운전문 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의 지난 1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직전에 운영하던 컨테이너선 98척 중 31척을 경쟁선사가 용선하고 있으며 이 중 머스크가 가장 많은 11척을 운영 중이다.

이렇게 대형 선사들이 새 배를 사는 대신 한진해운 선박을 싼값에 용선하면서 신규 컨테이너선 발주는 메말랐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금액은 2015년 160억 달러에서 2016년 5억 달러로 급감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2016년 7월 5억 달러 규모의 발주가 이뤄진 이후 올해 1월까지 신규 발주가 아예 없었다.

한편 앞서 이달 초에는 한진해운 파산이 국내 화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수출 실적이 100만 달러 이상인 화주업체 332개 사를 대상으로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수출 물류환경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 이후 해상운임이 올랐다는 응답률이 65.4%에 달했다. 화주들은 운임 상승으로 걱정되는 점으로, 가장 많은 45.7%가 '수출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를 꼽았다.

이주환 기자 j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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