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기가 겁난다" 먼지투성이 황금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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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인 6~7일 황사로 인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부산을 덮치면서 주말을 망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6일 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돼 7일 부산·울산·경남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됐다. 이 때문에 6일에 이어 7일에도 부산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권역별 시간평균 농도가 150ug/m3 이상 2시간 지속일 때 발령)가 내려졌다.

연이틀 올해 최악 미세먼지
나들이 취소에 상인들 울상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6일 오후 1시 기준 기장군 기장읍 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가 330ug/m3 까지 치솟아 올 들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7일의 경우 오후 2시 기준 동구 수정동의 미세먼지 농도가 293ug/m3 까지 올라갔다.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여행과 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은 미세먼지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경남 거제로 가족 여행을 간 김연희(42·여·부산 수영구) 씨는 미세먼지 탓에 눈물을 머금고 트레킹 계획을 취소했다. 김 씨는 "아이들과 창문을 모두 닫고 배달 음식만 시켜 먹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일수(65·부산 동래구) 씨는 "연휴라 고교 동창생들과 등산을 가려고 했는데, 어린이날에는 비가 왔고 6일부터는 미세먼지가 너무 심각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언짢아했다. 두 돌이 지난 아들을 키우는 김경아(33·여·부산 해운대구) 씨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중금속 섞인 황사가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면, 정부가 전방위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휴 대목을 기대했던 상인들도 매출 하락에 울상을 지었다. 기장군 정관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준하(28·부산 남구) 씨는 "매출이 30%나 떨어져 대목은 고사하고 황사 때문에 연휴를 통째로 날려 먹은 꼴"이라고 말했다.

부산기상청은 8일에도 황사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차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부는 8일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다. 대선 당일인 9일에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자영·이승훈·민소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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