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상 수상 서정주 원장 "남몰래 한 선행, 한의사로서 당연한 일"

"일상처럼 해온 일로 상을 받는다는 게 쑥스럽기만 합니다."
최근 제14회 동의보감상을 받은 경남 진주시의 서정주(65) 한의원 원장은 "숨기고 싶은 작은 선행들이 마치 자랑처럼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 며 한동안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서 원장은 "평소 지역사회에 살면서 한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거나, 무슨 보상이나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다"라며 공개를 꺼렸다.
사량도·거창·합천·남해 등
수백여 차례 무료 의료 봉사
소년·소녀 가장 장학금 전달
경남한의사회에 상금 기탁도
그는 진주시 일대에서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마당발'이다. 진주시 도동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고향에서 나온 뒤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대구에서 한의대 교수를 지낸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터줏대감'이다.
1988년 고향으로 돌아와 한의원을 개업한 서 원장은 진주지역은 물론 경남지역 한의업계, 지역 문화예술계, 사회·학술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진주 한의사회장과 경남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을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연속 맡았다. 경남지역의 한방 항노화 산업 육성에 정책 자문하는 등 여전히 전문가로서 이바지하고 있다.
1991년 당시 의료 기반이 취약했던 통영시 사량도 주민 300여 명에게 한의학 치료 봉사를 한 것을 비롯해 거제시, 의령군, 거창군, 합천군, 남해군 등지에서 수백여 차례 무료 한의 치료와 금주·금연침 시술 봉사를 했다. "교육청과 협력해 담배를 끊지 못하는 학생 수백여 명을 대상으로 금연침 시술을 해 담배를 끊게 도와준 의료봉사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청군의 자랑거리가 된 동의보감촌 조성과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기획 준비 과정에 자문하거나 깊숙이 관여했다. 2004년 동의보감상이 제정된 이래 그는 수차례에 걸쳐 이 상의 수상자를 선정하는 심사위원 등으로 활약했다.
서 원장은 지금도 남몰래 하는 선행이 입소문을 타고 전해진다. 주변에 건강이 좋지 않은 서민층 노인 등에게 한 달에 한 명씩 정해 서 원장이 직접 처방한 한약을 달여 몰래 전한다고 한다. 고향에 한의원을 개업한 이래 매년 주변의 소년·소녀 가장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모범 학생 등에게 소리 없이 장학금도 주고 있다. 주변의 지인이 "큰 상을 받았으니 한턱 사라"는 축하성 농담에 서 원장은 "상을 받기도 전에 경남도한의사회에 기탁 결정해 상금을 보지도 만지지도 못했다"며 웃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