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 경제를 얕잡아본 데 따른 도발적 측면이 크지만, 각종 경제수치에서 한·일 간 격차는 우려한 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한국의 구매력 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

2023년 한국이 일본 추월 전망

11일 기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보면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3만 7542달러로, 조사 대상 194개국 중 32위다. PPP 기준 1인당 GDP는 나라마다 다른 물가나 환율 수준을 반영해 실제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같은 1달러로 물건을 산다고 가정하면, 물가가 비싼 유럽과 싼 아프리카에서 살 수 있는 양이 다르다. PPP는 이런 차이를 제거해 실제 생활 수준을 보여 준다.

올해 일본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3만 9795달러로 31위다. 한국보다 2253달러 더 많고, 순위는 한 계단 높다.

하지만 이 같은 격차가 점차 좁혀져 2023년 PPP 기준 1인당 GDP는 한국이 4만 1362달러로 4만 1253달러인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한국이 일본을 앞서게 되는 것은 IMF가 관련 통계를 보유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2019~2023년 한국은 PPP 기준으로 10.2% 성장하지만, 일본은 3.7% 성장에 그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두 단계씩 일본보다 높다. S＆P는 한국을 ‘AA’로, 일본은 ‘A+’로 보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을 ‘Aa2’로, 일본을 ‘A1’로 각각 평가한다. 피치는 ‘AA-’로 한국을 평가했지만, 일본은 두 단계 낮은 ‘A’ 등급이다.

다만, 명목 GDP와 1인당 명목 GDP의 격차는 약간 벌어질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명목 GDP의 경우 한국은 올해 1조 6570억 달러, 일본은 5조 1760억 달러로 예상돼 일본이 3.1배로 클 것으로 전망됐다. 1980년에는 한국이 650억 달러, 일본이 1조 1050억 달러로 17배 차이였다. 배율은 2023년에 3.2배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송현수 기자 songh@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