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늇쓰리] 광안대교 옆에 케이블카가 생긴다고?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진유민 jmin@busan.com , 김보경기자 harufo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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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늇3[늇쓰리]'는 부산·울산·경남의 이슈를 짧고 맛있게 요리한 '3분 영상뉴스'입니다.


이기대와 해운대를 연결하는 '해상 케이블카' 떡밥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2016년 부산시가 반려한 케이블카 사업을 민간사업자가 다시 접수한 것인데요.

부산의 새로운 관광콘텐츠냐? 천혜의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흉물이냐?

오늘 늇쓰리의 주제는 식지 않는 ‘부산 케이블카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이기대~해운대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부산일보DB 이기대~해운대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부산일보DB

해상케이블카 추진 사업자인 (주)부산블루코스트는 지난 11일 부산시에 케이블카 사업을 공식 접수했습니다.

해운대 동백유원지와 용호동 이기대를 잇는 4.2km 규모의 해상케이블카로 목포 해상케이블카(3.2km)보다 1km 더 긴 국내 최장 규모입니다. 총사업비는 6091억 원. 부산블루코스트와 부산은행 등 이 투자할 계획이죠.


5년 전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 훼손 우려, 교통 혼잡 문제, 공적 기여 방안 부족 등을 이유로 반려되었는데 블루코스트 측은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 재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매년 케이블카 매출액의 3%를 기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사업자 측의 계산대로라면 매년 약 30억 원 규모로 여타 케이블카 공익기부금의 최대 30배 규모라고 설명했죠.


사업자 측 계산대로라면 1년에 1000억 원의 수익이 난다는 건데… 현재 운영 중인 송도 케이블카의 유리 바닥으로 된 캐빈의 요금이 성인 왕복 2만 원. 이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하루 약 1만 3690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수입은 약 2억 7390만 원이라는 겁니다.


해상 케이블카의 원조인 통영 케이블카는 2017년 연간 이용객이 140만 명에 달했습니다. 최고치인데, 하루에 3800여 명이 이용했습니다. 현재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목포 해상케이블도 하루 탑승객이 최대 3000여 명 정도입니다.


통영과 목포 케이블카의 4배가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야 한다는 건데. 사업자가 제시한 수익 금액이 다소 허무맹랑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물론 부대시설 임대사업 수입을 뺀 계산이라 수익이 더 늘어 날 수도 있습니다.


해운대 동백유원지와 용호동 이기대, 양쪽 승강장 일대 엄청난 교통 체증은 불 보듯 뻔한데요.

사업자는 교통 대책으로 해운대 일대 주차난을 감안해 주차 면을 5년 전의 배에 가까운 1972면(해운대 1072면, 이기대 900면) 조성할 방침입니다. 승강장 인근 도로 확장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환경 문제를 고려 해상타워 숫자를 3개로 줄일 계획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높이는 100m에서 151m로 높이고, 양쪽 승강장 건물은 건축 공모를 통해 관광 자원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승강장 내 문화·예술 전용 공적 시설을 조성하고 매달 중증 장애인 무료 탑승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의 날도 운영하겠다고 밝혔죠.

해운대 마린시티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응해 이 구간을 지날 때는 자동창문 흐림 장치를 설치하고. 케빈을 지탱하는 케이블도 3개로 늘려 안전성 우려도 잠재우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해상케이블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부산의 한 시민단체는 13일 부산시청 앞에서 ‘환경 훼손 및 해양 경관 문제, 공공성 상실 및 특혜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부산 남구의회는 해상케이블카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남구에서는 찬성 기류가 강하지만, 수영구는 여전히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공공재를 훼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안 경관은 부산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의 한 부분으로, 케이블카가 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해운대구청 측은 “공식적으로 제안서가 접수되지 않아 입장을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송도 해상케이블카. 부산일보DB 송도 해상케이블카. 부산일보DB

부산 서부지역 관광의 핵심,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별 탈 없이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코로나로 인한 수익금 분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16년 (주)송도해상케이블카는 케이블카 관련 시설을 기부채납하고 서구청에 20년 무상으로 임대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을 갖기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개장하자마자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6개월 만에 매출이 170억 원을 넘었고, 서구청은 재협상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민간 사업자가 공공시설을 활용해 지나친 수익을 가져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서구청은 수익에 따른 공익 기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죠.


그러나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연간 방문객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매출 역시 2019년 199억여 원에서 2020년 90억여 원으로 100억 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또 사업자 측은 2014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1억 3010만 원을 집행했다며 개장 이후에도 매년 케이블카 수익의 약 2%를 사회공헌으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 실무진은 케이블카 매출 현황이나 경영진 입장을 교환할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는 못한 채 매달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서구청 관계자는 “케이블카 사업 소득이 50% 가까이 줄면서 수익 분배를 강력하게 요구하기 어렵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금강공원 케이블카. 부산일보DB 금강공원 케이블카. 부산일보DB

다시 인기 관광지로의 재도약을 꿈꾸는 케이블카도 있습니다. 바로 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인데요.

1960~1980년대 소풍과 가족나들이 장소 1위로 손꼽혔던 부산 금강공원의 케이블카가 완전히 새롭게 바뀝니다.


지지부진했던 금강공원 재정비사업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 대상시설 적정성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겁니다.


노선은 동일하지만 운영하는 왕복식(2대·48인승) 케이블카 대신 자동순환식(28대·10인승)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금강공원 유희시설 현대화, 주차장 조성, 진입광장 신설, 우장춘로 확장 등 공원 안팎의 공간을 재정비할 계획입니다.


건설비는 모두 401억 원. 민간이 370여억 원을, 부산시가 30여억 원을 내고 민간사업자는 케이블카가 새로 만들어지면 일정 기간 운영권을 갖다가 추후 부산시에 케이블카 시설을 귀속시킬 예정입니다. 행정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12월 착공해 1년 6개월 후 준공할 계획입니다.


부산에 추진 중인 케이블카, 운영 중인 케이블카, 재정비 중인 케이블카를 알아봤는데요.

마치 부산 케이블카의 미래와 현재, 과거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공통점은 이들 케이블카 모두 수익 배분 문제와 환경파괴 문제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흥미가 떨어져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이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부산의 케이블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제작=김보경 PD / 진유민 작가 / 김서연·배지윤 대학생인턴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진유민 jmin@busan.com , 김보경기자 harufo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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