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희망퇴직 ‘역대급’ 예고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중은행들의 희망퇴직이 ‘역대급’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결정으로 대규모 인력이 희망퇴직하게 된 데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은행들의 점포 축소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소매금융 철수·비대면 문화 영향
주요 은행 약 4000명 신청 전망
부산은행, 소문 무성 속 어수선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특별퇴직(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500명이 자원해 같은 달 29일자로 은행을 떠났다. 소매금융 부문의 공식 철수를 발표한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소매금융뿐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 직원 등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최소 1000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도 올해 1월 30일자로 무려 800명이 희망퇴직했다. 2020년(462명), 2019년(613명)보다 수백 명 이상 많고, 2018년(407명)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올해 이례적으로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각 220명, 130명씩 모두 350명이 짐을 쌌다. 한 해 두 번의 희망퇴직은 신한은행 사상 처음이고, 결과적으로 희망퇴직자 수도 2018년(700여 명) 이후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에서도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나갔다. 2020년(326명)과 비교해 140명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희망퇴직하는 주요 은행 직원이 4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시중은행의 대규모 희망퇴직 분위기를 감지한 듯 부산 지역은행인 부산은행에서도 내부적으로 ‘올해 희망퇴직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에 부산은행 노조는 최근 이례적으로 조합원들에게 ‘희망퇴직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무마하기도 했다.
대규모 희망퇴직과 관련,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거래 증가로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지점과 출장소)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 2021년 상반기 79개 줄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