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LCC 통합본사 부산’ 놓고 말 바꾼 산은에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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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인수위사진기자단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LCC(저비용 항공사) 통합본사 부산 설치를 두고 ‘말 바꾸기’를 한다는 지적(부산일보 3월 28일 자 1·3면 보도)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이 29일 산은 측의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장 의원은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5일 산은 측과 면담 내용을 재차 설명하면서 “책임 있는 인사가 인수위에 와서 설명한 것과 언론에 해명하는 내용이 다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산은 측에 “해당 발언의 경위를 파악하고 바로잡아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이전 반대’ 엄중 경고 이어
언론에 인수위 보고와 다른 해명
산은 측에 “바로잡아라” 요구
에어부산 고사 위기 언급하며
적극적인 해법 마련 촉구도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국토교통부, 산은 관계자들을 만나 2년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양측이 약속한 LCC 통합본사 부산 설치, 또 통합 지연에 따른 지역항공사인 에어부산의 고사 위기를 언급하면서 적극적인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이후 “산은도 LCC 통합본사가 생기면 제2의 항공 허브가 될 부산으로 가는 게 맞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면담 결과를 설명했으나, 산은 측이 “그런 의견을 밝힌 적도 없고, 그럴 권한도 없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인수위에서 부산 현안 해결에 발 벗고 나선 장 의원은 앞서 산은 측이 윤 당선인의 산은 본사 부산 이전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기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사안에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지역 기업이라고 무조건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LCC 통합본사 부산 설치는 산은과 국토부가 스스로 밝힌 사안이고, 통합까지 3~4년 이상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통합에 따른 불이익으로 고용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지역 대표 항공사가 고사하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라며 산은 측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재차 요구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LCC 통합본사가 생긴다면 (부산으로 가는)그런 방향이 옳다는 점을 말씀 드린 것은 맞다”며 전날 회사 측의 해명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인구를 보더라도 부울경이 (비수도권에서)가장 많지 않느냐”며 “국토부나 누가 보더라도 같은 입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LCC 통합본사 위치 문제는 산은 권한 밖이라는 입장은 거듭 밝혔다. 그는 “산은은 채권단이지 주주가 아니다”며 “(통합 발표 당시)양사가 합병이 되면 그런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산은이 2020년 11월 국적항공사 통합을 발표할 때 “통합 과정과 통합 이후 고용 안정, 소비자 편익, 관계회사 기능의 조정 및 재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예상되는 현안과 요구사항에 대해 각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반영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산은 측은 다음 달 4일 부산에서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영활 부산상의 상근부회장 등을 만나 에어부산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시와 상의는 LCC 통합본사 부산 설치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통합 과정에서 에어부산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항공기 반납 문제, 운수권·슬롯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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