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후 문재인 만난 정청래… 김민석·송영길과 ‘당권 혈투’ 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 24일 전격 사퇴
사실상 대표직 연임 도전 위한 행보
사퇴 후 곧장 문재인 전 대통령 찾아
김민석·송영길 등과 3파전 치를 전망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산책방 책방지기로 도서전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사실상 8·17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연임 도전을 예고했다. 정 전 대표는 같은 날 서울에 온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전통 지지층인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 표심 공략에 곧장 돌입했다.
‘친명계(친 이재명)’ 지지가 두터운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도 출마할 전망이라 당권 경쟁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와 청와대 등에서도 차기 당권 경쟁에 참전하는 모양새라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계 혈전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정치 인생을 살펴봤다”며 “오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6.3 지방선거는 단결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통합과 연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명계 지지세가 강한 김 총리 등이 당권 도전을 예고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러쿵저러쿵 누가 뭐래도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라며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고,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 성공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자신을 차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당원’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1인 1표제’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한다”며 “제 손을 잡고 검찰 개혁 꼭 해달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들의 절절한 바람을 잘 알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중도실용을 주창하지만, 한시도 개혁의 과제를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 정 전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을 찾으며 본격적인 당권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그는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문 전 대통령 거주지) 평산으로 제가 한번 가겠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셔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친노’, ‘친문’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는 후임인 한성숙 총리 후보자 인준이 마무리되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이 대통령과 관저에서 비공개 만찬을 한 송 의원도 차기 전당대회에 뛰어들 전망이다. 김 총리와 송 의원은 향후 단일화 등으로 연대해 정 대표와 당권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선 중진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4일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송 의원이 3자 구도로 가서 결국 김민석 총리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또 결선 투표에서 모이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얘기했다더라”고 언급했다.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도 갖게 되면서 당 안팎에서 계파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 지지층 하락 원인으로 ‘코어 지지층 이탈’을 꼽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간접적으로 당권 경쟁에 가담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당대회 전까지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