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서울대 연구팀 논문 공저자에 이종호 장관 아들도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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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7일 조사위 개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학술대회에서 표절 논문을 제출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해당 논문 공저자 중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윤 교수 연구팀이 AI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술대회인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2'에 투고한 논문은 학회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박사과정 학생인 제1저자는 혼자 출장을 가서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에 직접 논문을 구두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해당 논문의 상당수 문장이 이미 발표된 10편 이상의 논문과 거의 그대로 일치한 정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CVPR 주최 측은 이 영상을 확인하고 트위터에 "IEEE(국제전기전자공학자학회)에 해당 논문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며 "(해당 논문은) 학술대회 발표논문집(the proceedings)에서도 가능한 한 빨리 삭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논문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2'의 구두발표 논문으로 선정돼 주목 받았으며, 박사과정 학생인 제1저자가 혼자 출장을 가서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에 발표했다.

표절한 정황이 드러난 대목은 데이터나 실험 자체가 아니라 연구 개요, 선행연구 소개, 배경 설명 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영어 실력이 부족한 제1저자가 다른 기존 논문의 문장이나 문단을 그대로 복사해 붙이는 방식으로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 부산일보 DB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 부산일보 DB

지도교수이자 교신저자인 윤성로 교수는 "표절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논문을 투고할 당시에는 이를 알지 못했고, 제1저자의 단독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논문은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누고 부분 별로 취합해 쓰는데, 각 부분을 취합한 제1저자가 다른 공저자들이 제출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에 발표된 논문들을 가져다 붙였다"며 "제1저자가 성과를 내려는 압박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공저자들도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해당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서울대에 징계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논문의 제1저자는 공저자들에게 표절 사실과 본인의 책임을 인정했으며, 트위터로도 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문 작성에 참여한 공동저자들 역시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사과했다.

공동저자 4명 중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의 자녀도 포함돼 있다. 특히 논문의 말미에는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언급돼 있어 예산 지원 과정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대는 27일 총장 직권으로 윤 교수 연구팀 논문에 관한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조사위)를 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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