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산을 K코미디 시발점으로 만들고 싶어요”
BICF 김준호 집행위원장 인터뷰
“부산의 코미디 축제 성공 가능성 봐”
19~28일 14개국 76개 팀 공연
개그 페이 등 새로운 공연 형식 도입
국제코미디페스티벌협회 출범식도
“웃음은 보약, 마음 열고 즐기세요”
김준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을 K코미디의 시발점으로 삼고 싶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제10회 BICF는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자식 같은 BICF가 두 자리 숫자가 되니 뭔가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BICF는 2013년 아시아 최초의 국제코미디페스티벌로 막을 올렸다.
“1회 행사 때 ‘그게 뭐야’ ‘해외 코미디를 어떻게 알아듣고 웃어’ 이런 반응들이 있었죠.” 김 위원장은 ‘왜 부산에서 하느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BICF 출범에 앞서 2012년 진행한 파일럿 행사 이야기를 꺼냈다. “부산바다축제 기간에 해운대 해변에서 ‘한·일 코미디 페스티벌’을 진행했어요. 1000명 넘는 객석에서 웃음이 바다를 이루는 것을 봤죠.” BICF 준비위원회는 부산에서 코미디 축제의 성공 가능성을 봤다.
웃음으로 소통하는 국제 축제가 출범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초반에는 돈이 없어 참가자가 자비로 부산에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선배들이 공연하고 받은 페이를 다시 기부하기도 했죠. 3회 때 너무 힘들어서 오키나와 국제영화제에서 만난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님에게 조언을 구했죠. 자문단을 만들라고 하시더군요.” 지역 기업인과 단체로 구성된 BICF 자문위원회(위원장 이경신)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다.
본격적으로 내달리기 시작한 BICF 앞을 코로나19 팬데믹이 막아섰다. “페스티벌이 멈추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 2년은 비대면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했어요. 어려운 시기지만 공연자들이 새로운 공연 형식을 만드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래도 코미디 공연은 관객과의 직접 소통이 중요하기에, 김 위원장은 올해 전면 대면 행사 복귀가 많이 기쁘다고 했다.
'숏박스'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옹알스'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잇츠 홈쑈핑주식회사'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벙크 퍼펫'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댄디맨'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웍 앤 올' 포스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제10회 BICF에서는 ‘옹알스’ ‘까브라더쑈’ ‘쇼그맨’ ‘희극상회’ ‘변기수의 (목)욕쇼’ ‘투깝쇼’ ‘테입 페이스’ ‘댄디맨’ ‘벙크 퍼펫’ ‘웍 앤 올’ 등 14개국 76개 팀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독자 200만 명을 훌쩍 넘긴 유튜브 채널 ‘숏박스’ 팀의 공연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3층까지 좌석을 열었을 정도로 티켓 구매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20일부터 27일까지 해운대 구남로에서 ‘코미디 스트리트’가 진행되고, 안면인식 태블릿PC를 객석에 두고 웃는 만큼 돈을 내는 ‘개그 페이’, 메타버스 등 새로운 공연 형식도 도입합니다.”
김준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올해 10회를 맞아 양손으로 숫자 10을 표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김 위원장은 BICF 개막일인 19일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고 했다. “세계 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를 회원으로 하는 국제코미디페스티벌협회(ICFA) 출범식을 가집니다.” ICFA에는 한국, 스위스, 캐나다,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코트디부아르, 벨기에 8개국이 가입했으며, 호주도 가입을 전제로 협의 중이다.
ICFA는 콘텐츠·공연 교류, 글로벌 코미디 마켓, 국제 코미디 어워드, 세계적 코미디언 발굴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ICFA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과 함께 K코미디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웃음이 가진 에너지를 이야기하며 연인 김지민 씨를 언급했다. “요즘 저보고 얼굴 좋아졌다고 하세요. 지민이를 만나서 생긴 행복한 웃음의 영향이죠. 웃음은 보약이라고 하는데, BICF를 찾는 분들이 보약 먹을 준비(웃을 준비)를 하고 오시면 좋겠어요. 마음을 열고 부산 바다와 웃음바다를 즐기세요. 풍성한 공연을 골라보는 재미까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