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남미 팀 상대 ‘월드컵 징크스’ 깨라
남미·북중미 팀 상대 2무 6패
대표팀, 한 번도 이긴 적 없어
24일 ‘우루과이전 승리’ 절실
‘월드컵 최초 3연승’ 여부 주목
‘경기당 1골’ 넘어설지도 관심
‘멀티 골 주인공’ 탄생 기대도
21일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 축구가 이전 대회에서 깨지 못한 한계에 도전하는 장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정리한 기록들을 보면 벤투호가 가장 먼저 깨야 할 한국 축구 ‘징크스’는 남미 팀과의 상대 전적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남미 팀을 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후 총 34경기에서 6번 승리했다. 유럽 팀 상대로는 5승, 아프리카 팀에는 1승을 거뒀지만, 남미와 북중미 팀에는 절대적 2무 6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오는 24일 오후 10시에 열리는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이기면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남미 팀을 잡게 된다.
마침 가장 최근 맞붙은 남미 팀이 바로 우루과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에서 당시 한국은 신성으로 떠오르던 공격수 루이수 수아레스에게 내리 두 골을 허용해 1-2로 패했다.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월드컵 징크스는 ‘조별리그 2차전’이다. 그간 월드컵에서 올린 6승 중 조별리그 첫 경기만 3승이고, 3차전이 2승, 16강전에서 1승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2차전 승리는 없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 상대는 아프리카 팀 가나다. 같은 조인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에 비해 약팀으로 평가받는 만큼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하지만 가나의 전력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나는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ZSC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스위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한국(28위)보다 13계단 높은 팀이다.
만일 한국이 우루과이와 가나를 모두 이긴다면 최초로 ‘월드컵 3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2018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것이 한국 축구의 마지막 월드컵 전적이라 이번 대회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다. 4강 진출 신화를 썼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1-0), 이탈리아(2-1)를 연이어 꺾고 8강에서 스페인도 이겼지만, 승부차기로 승부가 결정된 탓에 공식 기록상에는 무승부로 남았다.
월드컵 ‘경기당 1골’을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1954 스위스 대회 이후 한국은 34경기에서 정확히 34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 숫자보다 많은 골을 넣으면 68년 만에 평균 득점이 1골을 넘기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4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
손흥민(30·토트넘)의 활약도 기대된다. 손흥민은 2018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연속골을 넣었지만, 한 경기에 두 골 이상을 넣은 적은 없다. 손흥민의 발끝이 살아난다면 아직 한국 축구 역사에 없는 ‘월드컵 멀티골’의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국은 총 34경기에서 28경기나 실점했지만, 가장 최근인 2018 러시아 대회 독일전에선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김민재(26·나폴리)를 중심으로 수비진이 맹활약한다면 최초의 2경기 연속 ‘클린시트’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