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던 국토부, 이례적 지방 챙기기…왜?
19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 부울경 지역발전 협력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울경 시도지사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실국장들이 19일 부산을 찾아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 단체장들과 지역발전협력회의를 가지고 부울경이 초광역권 동반성장을 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이 원 장관을 만났다. 국토부에서도 국토도시실장, 도로국장, 철도국장, 가덕도신공항추진단장 등 실국장 다수가 함께 자리를 했다.
이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행사다. 원희룡 장관 전에 국토부 여러 장관들은 지방을 찾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어떤 장관은 재임기간 중 한번도 지방행사를 가지지 않았던 적도 있다. 그 와중에 수도권에서는 수많은 행사와 간담회 등이 진행된 것과는 매우 대비됐다.
국토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정책목표로 삼고 있음에도 지역에는 매우 소홀히 했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는 점을 빌미삼아 모든 정책의 중심이 수도권에만 집중됐다. 부산시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국토부에 업무협의를 하러 오기가 좀 겁난다. 국토부 사람들 만나기가 두렵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쉽게 말하면 수도권 정책은 정부가 온당히 해야 하는 것이고 지방 정책은 ‘지방에서 떼쓰는 사업’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이날 원 장관이 국토부 간부들을 대동하고 부울경 단체장을 만난 것은 그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이날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원 장관 덕분에 국토부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졌다. 국토부 실국장들은 자치단체에서 직접 찾아가도 잘 안 만나주는데, 오늘은 주요 실국장들을 직접 데리고 지역으로 오셨다.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토부가 부울경 지역 16개 사업을 거론하면서 ‘적극 지원하겠다’ ‘신속히 추진하겠다’라고 말한 것은 현재로선 다만 말뿐이라도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과거엔 이런 얘기조차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 장관은 제주도지사를 지내고 대선 경선후보로도 나온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그의 행보에 대해 모두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국토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는 목소리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