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났나요?"…고정금리→변동금리 통보한 신협의 '황당 공문'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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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고객들에 4.5%로 인상 일방 통보
금리인상기 맞아 '이자 장사' 혈안 비판
금감원, 철회 지도

청주의 한 지역 신용협동조합이 '고정금리' 대출을 일방적으로 '변동금리'로 바꾸겠다는 안내 공문을 보냈다가 철회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신협중앙회관 전경. 신협중앙회 제공 청주의 한 지역 신용협동조합이 '고정금리' 대출을 일방적으로 '변동금리'로 바꾸겠다는 안내 공문을 보냈다가 철회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신협중앙회관 전경. 신협중앙회 제공

청주의 한 지역 신용협동조합이 '고정금리' 대출을 일방적으로 '변동금리'로 바꾸겠다는 안내 공문을 보냈다가 철회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기준금리가 대폭 인상되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한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근거로 든 약관의 적용이 사실상 무리수에 가까워 금리 인상기를 맞아 소비자들로부터 '이자 이익'을 극대화하려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은 최근 '대출금리 변경 안내문'을 통해 고정 대출금리 고객들에게 금리를 연 2.5%에서 연 4.5%로 인상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신협으로부터 '고정금리 인상' 통보를 받은 고객(대출 건수)은 136명으로, 대출금액은 342억 원 규모다.

해당 신협은 안내문을 통해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 0.75%부터 인상을 시작해 현재 3.25%까지 인상됐다"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0%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8.0%대에 육박하는 등 금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부득이하게 고정금리로 사용하는 대출금에 대해 금리를 연 2.5%에서 연 4.5%로 변경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해당 신협은 여신거래기본약관상 '국가 경제·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으로 현저한 사정 변경이 생긴 때에는 이자율을 인상·인하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인상 통보를 받은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정 기간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조건으로 대출을 실행했는데 강제로 변동금리로 바꾸겠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가부도라도 난 것이냐", "금리가 인하될 때는 알아서 내려주는 경우를 보지 못했는데 금리가 인상된다고 고정금리도 강제로 변동금리로 바꾸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신협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조합의 결정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에 철회를 지도했다.

특히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에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신거래기본약관의 '국가 경제·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으로 현저한 사정 변경'은 천재지변 등과 같은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 최근 같은 금리 변동 상황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기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전 금융권에 다시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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