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선거구제, ‘소수’ 정당 당선 가능성 높였다…국회입법조사처
지방선거 시범실시 결과 호남, 영남에서 소수·대안정당 당선 증가
호남에선 진보정당이, 영남에선 민주당이 대안으로 선택돼
‘중대선거구제’가 ‘일당의 지배적 우위’ 지역에서 소수, 대안 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중대선거구 시범실시 지역에서의 정당별 당선자 수. 국회입법조사처 제공.
‘중대선거구제’가 ‘일당의 지배적 우위’ 지역에서 소수, 대안 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일부 기초의원 선거구를 기존의 2~4인에서 3~5인으로 시범 확대한 결과다. 호남에선 ‘진보정당’이, 영남에선 ‘민주당’이 대안으로 선택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30일 공개한 ‘제8회 동시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의 효과와 한계’ 보고서에서 “중대선거구 시범실시 지역에서 당선된 소수정당 후보의 다수(3/4)는 광주 지역에서 당선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절대 우위’ 지역에서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통해 소수정당이 성과를 낸 셈이다.
지난해 6월 실시된 8회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선거 지역구 1030개 가운데 30개 선거구에서 3~5인 선거구제를 시범실시했다. 기존 2~4인 선거구가 소수정당과 다양한 정치세력의 선거참여를 통한 다양성과 정치적 대표성 확대 취지를 살리지 못하다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시범실시 지역 선거구는 서울(8), 경기(6), 인천(4), 대구(2), 광주(3), 충남(7) 등이었다. 실시 결과 “사실상 일당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대안정당의 당선이 늘었다.
광주의 경우 시범실시 지역 모두에서 소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직전 선거에 비해 전체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수정당 당선자 수도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광주에서는 정의당이나 진보당과 같은 진보 성향 정당이 정치적 대안으로 선택된 셈이다.
반면 영남에서는 소수 정당이 아닌 민주당이 정치적 대안으로 선택됐다. 선거 결과 대구와 경남·북 지역에서 정의당과 진보당 후보는 한 명도 당선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후보는 11%(경북)~44%(경남)의 당선율을 보였다.
입법조사처는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지역에서 소수정당 후보자나 당선자의 비율이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면서 “중대선거구제 확대가 소수정당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중대선거구 효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치권이 강조해온 ‘승자독식 구도 타파’와 ‘대표성 강화’가 확인돼서다. 다만 시범실시 ‘관심 지역’이었던 광주에서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정당이 대안으로 선택된 사실이 총선에서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총선 득실을 계산할 때 ‘불리한 제도’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