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만 원 대 안착한 비트코인…CPI 둔화 기대감 반영됐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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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상승 곡선…이틀 째 2200만 원 대 유지
CPI 둔화 전망까지 겹쳐 전문가들, 급등 가능성 점쳐
마운트곡스 이슈, 채굴비용 하락 등 추가 하락 반론도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언스플레시닷컴 제공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언스플레시닷컴 제공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12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268만 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10일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비트코인이 이틀째 2200만 원대를 유지 중인 것이다.

이는 CPI 둔화 전망에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지난해 12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올라 전달의 7.1% 상승에서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나스닥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4일 연속 랠리를 기록했다.

박스권에 갇혀있던 비트코인이 꿈틀거리자 전문가들은 ‘반등’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미카엘 반 데 포프는 “플레이션의 하락과 금리 인상의 중단이 비트코인을 3만 달러(12일 환율 기준 한화 약 3737만 원)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1만 7500달러(약 2180만 원)선을 돌파할 경우 강한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한 블록을 채굴할 때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반등설에 힘을 싣는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강세론자 중 한 명인 팀 드레이퍼는 최근 CNBC에서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며 “침체한 가격과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4년으로 가까워진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감기에 비트코인 공급이 압박받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밖에도 2년 연속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한 역사가 없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보탠다.

반면 DCG그룹 이슈, 마운트곡스 이슈, 채굴비용 하락 등으로 상반기에 1만 4000달러(약 1743만 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하지만 연간으로는 상승 예상’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지난해 초 4만 7000달러에서 현재 1만 70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짚었다.

또 FTX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DCG 그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GBTC(Grayscale Bitcoin Fund)를 매도하는 등 수급 악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홍 연구원은 “관련 악재는 상반기에 부각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는 관련 우려 약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14년 파산한 거래소 마운트곡스에 묶여있던 비트코인이 올해 9월 30일 이후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디지털 자산 시장의 건전성과 관련 없는 순수 수급 이슈인 바 시장 영향력은 우려보다 작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굴자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에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비트코인 가격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향후 채굴비용과 투자 심리의 추가 약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 리스크 해소 이후에는 연말까지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보다 금리 변수로 인한 가격 하방 압력이 낮아지면서 추세적 하락세는 일단락됐다는 판단이다. 특히 온체인 지표(블록체인상 확인 가능한 지표)와 심리 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저점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하락장 때마다 사용자 지표 하단을 높여가고 있으며 이는 가격 반등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라며 “2022~2023년 ‘일일 활성 주소(Daily Active Address, DAU 개념)’ 저점이 2019년 고점 수준과 비슷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며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가치 반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비트코인 가격의 하단은 1만4000달러로 예상한다”며 “추가 하락 우려가 있지만, 리스크 해소 후 연간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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