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 마디에…불붙은 은행 수수료면제·금리인하 경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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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온라인 이어 창구 이체수수료도 면제할 듯
은행권 가산금리 줄여 한달새 대출금리 1.22%p 급락

시중은행들이 최근 이례적으로 앞다퉈 각종 수수료를 없애거나 줄이고 대출 금리도 스스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최근 이례적으로 앞다퉈 각종 수수료를 없애거나 줄이고 대출 금리도 스스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최근 이례적으로 앞다퉈 각종 수수료를 없애거나 줄이고 대출 금리도 스스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을 바탕으로 달성한 사상 최대 이익, 금리 상승기에 커진 예대 금리차 등에 대한 여론의 눈총이 따가운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며 공익을 강조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체 수수료까지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달 1일부터 모바일뱅킹 앱 '뉴쏠'과 인터넷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 바 있다. 이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한용구 신임 은행장의 '고객중심' 경영철학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이후 KB국민은행도 같은 달 19일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없앴고,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시점에 모바일 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를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 오는 8일, 10일부터 모바일·인터넷 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말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데 합의했다. 대출 금리도 일제히 낮추고 있다. 특히 개별은행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줄이면서 실제 대출금리 하락 폭이 시장(채권) 금리나 코픽스 등 지표 금리의 하락 폭보다 훨씬 크다.


실제 지난 3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950∼6.890% 수준이다. 약 한 달 전 1월 6일(연 5.080∼8.110%)과 비교해 상단이 0.130%포인트(P), 하단이 1.220%P나 하락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태도 변화에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금리 상승기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시중은행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현실 아래에서 서민들이 예대 이율 차이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예대 이율을 설정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까지 더해졌다. 윤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토론회에서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부나 여론의 압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지나치게 예금·대출 금리 조정에 간섭하면, 예금 금리와 시장금리, 대출 금리가 자연스럽게 연동되는 금리 체계가 망가져 오히려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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