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63빌딩 크기 크루즈 승선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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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부산관광공사 테마관광팀장

국제 크루즈 아시아 권역 운항 재개
‘해외 한 달 살기’ 유사한 경험 만끽
다양한 국적 친구와 파티도 체험

크루즈 노선, 항공보다 다양성 부족
부산 본사 팬스타 크루즈 준비 중
선사 유치 마케팅 활동 절실히 요구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닷길이 열리면서, 국제 크루즈 운항도 아시아 곳곳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홍콩, 대만, 일본 등 인근 국가에서 최근 아시아 크루즈 운항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홍콩은 카이탁 크루즈 터미널을 모항으로 운항하는 리조트 월드 원(Resorts World One) 크루즈의 운항을 재개했으며, 대만 타이베이 근처 지룽항에서도 크루즈 입항 금지령 이후 3년 만에 카니발 사의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등 국제 크루즈가 올해 72회 이상 입항을 예고하고 있다.

크루즈 운항 재개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관광객이 항공 노선 이외에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3월 15일 기항하여 투어를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속초를 통해 입항한 독일 국적 2만 9000톤급 아마데 아호로아마데아호로 지난해 12월 프랑스 니스에서 출항해 중남미, 일본, 한국, 동남아, 중동을 거쳐 5월 말 프랑스로 돌아가는 월드 와이드 크루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이후 한국에 입항한 첫 크루즈선이다. 이 크루즈는 19일 제주항을 통해 한국 기항을 마무리한다.

2023년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는 국제 크루즈는 90항차 이상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는 10항차 부산을 기항지로 예정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요코하마 크루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부산항을 기항지로 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호가 4박 5일의 특별한 시범 운항을 하였고, 필자도 시범 운행에 참가했다. 특히, 일본을 모항으로 크루즈 운항을 한 지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코로나 이후 새롭게 마련된 프로토콜에 따라 승객과 기항지 검역 절차를 준수하는 철저한 안전 운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프린세스사가 운영하는 크루즈는 크기에 따라 14만 톤 약 3600명 규모 탑승이 가능한 로열 클래스, 11만 톤 승객 2600~3000명 탑승 규모의 그랜드클래스, 9만 톤 2000명 탑승 규모의 코랄 클래스, 7만 톤 2000명 승선할 수 있는 썬 클래스, 3만 톤 670명 탑승 규모의 R-클래스가 있다.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크루즈선은 그랜드 클래스로 축구장 3배보다 살짝 작고, 250m 높이의 63빌딩보다 살짝 큰 크기다.

바다 위를 63빌딩이 가로로 누워 있다고 상상하면 어떤 느낌인지 실감 날 듯하다. 이런 크루즈 객실은 위치나 크기에 따라 스위트룸, 발코니룸, 바다 조망, 인사이드 타입으로 나뉜다. 또한 나이트클럽, 수영장, 헬스장, 쇼핑, 카지노 등 편의 시설도 아주 다양하게 있다. 특히, 모든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고, 룸서비스도 무료다. 다만 술이나 탄산음료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크루즈 여행이 처음이라면 발코니룸을 추천하고 싶다.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망망대해를 혼자만의 바다로 즐길 수 있다. 승선 시 지급되는 승선 카드(Ship Card)가 신분증과 카드 결제, 객실 열쇠 기능까지 한다.

크루즈 안에는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들이 있다. 객실, 식당과 주방, 안내 데스크 등에 배치되어 승객을 맞이하고 항상 친절하게 인사를 먼저 하거나, 오늘의 기분이 어떤지 묻고, 또 국적에 따라 간단한 인사말이나 감사의 표현을 승객에게 배우기도, 가르쳐 주기도 한다. 혼자라도 크루즈 여행은 쉽게 글로벌 친구들도 만들고 그들과 문화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어쩌면 해외 1주일, 한 달 살기와 같은 유사한 경험을 크루즈 여행에서 맛볼 수 있다. 다양한 국적의 크루즈 승객을 옆방 룸메이트로 만나고, 일상을 나누고, 저녁이면 사교 파티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크루즈 여행 기간 이웃으로 지낼 수 있다.

크루즈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 집으로 배달되는 조간신문처럼 크루즈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벤트와 식사 메뉴 등이 빼곡히 소개된 책자가 모든 객실로 배달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크루즈 안에서 매일 새로운 일정들로 바쁘게 보내거나 객실에서 무료 룸서비스를 주문하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최대한 개인 취향대로 쉼을 즐기거나 다양한 국적의 글로벌 친구들과 매일 매일 신나는 파티 문화를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런 색다른 크루즈 여행이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보다 아직은 낯설고 편하지 않다. 이는 김해공항이나 인천공항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것처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과 도착하는 크루즈가 항공 노선만큼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일 부산에 본사를 둔 팬스타그룹의 팬스타엔터프라이즈에서 부산을 모항으로 일본을 기항하는 국제 크루즈선(코스타 세레나·승무원 1200명·승객 3000명)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코스타 세레나 이외에도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을 유치할 수 있도록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부산항만공사, 관련 여행사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선사 유치 마케팅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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