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선보인 ‘더 나은 미래’에 실사단 “원더풀”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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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버스로 첫 방문지 을숙도행
생태 성지 지속가능성 직접 체험
첫 PT도 메타버스 활용 등 눈길
엑스포 주제로 강한 첫인상 심어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버스를 타고, 버려진 땅에서 생태 거점으로 회복된 을숙도생태공원에서 부산을 맛보고, 도심에서 다친 야생동물을 치유해 자연으로 되돌린다. 부산 첫 현지 방문에서 엑스포 실사단에게 안겨진 부산의 첫 인상이다.

4일 낮 12시 10분께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화려한 환영행사가 펼쳐진 부산역을 뒤로 하고 수소전기버스를 타고 을숙도를 찾은 엑스포 실사단. 이들은 따뜻한 날씨에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으로 버스에서 내려 부산의 '생태 성지'에 발을 내딛었다.

부산에서 실사단의 이동은 수소버스가 책임진다. 4일 오전 부산역에 도착해 현지실사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7일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전체 이동을 수소버스로 하게 된다. 'World Expo 2030 Busan, Korea' 'Busan is ready' 등 홍보 문구가 랩핑된 이 수소버스는 40인승 현대차 수소전기버스로, 중앙 유치위원회에서 준비했다.

실사단을 싣은 수소버스는 부산역을 출발해 부산대교를 지나 영도를 거쳐 을숙도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을숙도에 도착해 곧장 행사장이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2층으로 향한 실사단은 약 3분간 을숙도의 생태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오찬 식사를 가졌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실사단은 K팝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오찬을 즐기며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시작한 팝 문화가 어떻게 한국이 주축이 돼 흥행하게 됐는지, 정부 지원 여부나 K 문화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20분께 부산 현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레젠테이션(PT)이 이어졌다. 김지윤 정치외교학 박사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항해'와 부제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 등을 실사단에 소개하고, 실현 방안, 메타버스를 통한 열린 엑스포 구현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은 을숙도생태공원 내 물새류 대체서식지에서 야생동물치료센터의 치유를 받은 맹금류를 야생에 방사하면서, 엑스포 부제 중 하나인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몸소 체험했다. 이날 자연으로 돌아간 야생 조류는 새매, 큰고니, 황조롱이, 뿔논병아리, 말똥가리 등이다.

실사단은 부산의 봄 풍경과 정겨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기도 했다. 야생동물치료센터로 향하던 실사단은 생태체험을 하던 하단어린이집 어린이 40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거나, 공원 일대에 분홍 꽃을 틔운 벚꽃나무와 박태기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찾아 오찬에 앞서 을숙도에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찾아 오찬에 앞서 을숙도에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실사단과 버스를 함께 타고 다니며 안내하는 (사)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유치위원회 조숙은 팀장은 양 손목에 실사단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조그마한 메모지를 테이프로 붙였다. 조 팀장은 "혹시나 이름을 틀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적었다"며 "버스에서는 실사단이 부산에 대한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어떤 말을 할지 고민했다. 부산 시민으로 이렇게 부산을 안내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다"고 밝혔다.

을숙도생태공원은 당초 실사단의 방문지에 없었으나, 부산시가 이 곳을 실사단에게 꼭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해 첫 방문지로 낙점됐다. 을숙도가 부산역에서 11km 가량 떨어져있고, 실사단의 숙소가 위치한 해운대해수욕장과도 대척점에 위치해 동선이 비효율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을숙도는 엑스포의 주요 가치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부산에서 가장 호소력 있는 공간으로 낙점됐다. 부산시 박근록 유치기획과장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여 인간이 버렸던 자연과 생태가 시의 노력으로 복원됐다는 점에서 엑스포 주제 중 하나인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봤다"며 "야생동물 치료센터에서 다친 동물을 자연으로 복귀시키는 행사는, 인간만 사는 게 아닌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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