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수습 첫 단추 뀄다… 혁신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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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국 사퇴 권고’ 영화계 반응

임시총회 임명 15일 만의 조치
이용관, 허문영 복귀 설득 과제
“올 영화제 정상 개최 힘 모아야”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이 24일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며 임시이사회가 열린 영화의전당 대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이 24일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며 임시이사회가 열린 영화의전당 대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회가 24일 회의에서 조종국 신임 운영위원장의 사퇴와 혁신위원회 구성을 권고했다. 조 위원장이 지난 9일 BIFF 이사회와 임시총회에서 임명된 지 15일 만에 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BIFF는 그동안 석연찮은 운영위원장 임명으로 영화계 안팎에서 큰 반발에 부딪혔다. 이용관 이사장 최측근이 갑자기 ‘공동 위원장’ 자리로 가는 게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거세졌고, 과거 행적과 함께 적격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해 사실상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진행된 인사였다는 점도 증명됐다.

이사회가 조 위원장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나서 BIFF는 사태 수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공은 조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조기에 허 위원장이 복귀한다면 오는 10월 영화제 개최 준비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허 위원장, 빨리 복귀를”

BIFF 이사회의 조 위원장 사퇴 권고와 허 위원장의 즉시 복귀 촉구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풀렸다. 허 위원장은 “어떻게든 영화제까지 버티려 했다”는 심경을 표현하며 직을 던졌지만, 그가 없이는 올해 영화제를 제대로 치르기 어려운 실정이다. 영화 선정 등 영화제 업무를 총체적으로 담당한 수장이 돌아와야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영화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허 위원장 복귀를 촉구한 것도 힘이 될 전망이다.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뿐 아니라 한국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이 성명을 발표해 BIFF는 허 위원장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제는 이사회 권고에 따라 이 이사장이 나서 허 위원장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두 사람이 하루빨리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그동안 쌓인 오해가 있다면 빨리 풀고, 올해 영화제 개최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영화제 개최 힘 모아야”

그동안 조 위원장 임명 과정의 절차적 문제, 인물 부적합성 등을 들어 사퇴를 요구해 왔던 지역 영화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동의대 영화학과 김이석 교수는 “이제는 조 위원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올해 영화제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허 위원장의 복귀 여부도 중요하다.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해 힘과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영화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BIFF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전환하고 혁신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관계자 A 씨는 “영화계가 요구했던 태스크포스나 비상대책위원회와 비슷한 혁신위원회 구성안이 나와서 나쁘지 않다”며 “결국은 영화계의 의견이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인사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대영화연구소 문관규 소장은 “이번 사태를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통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고, 장기적인 개혁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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