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년제 대학 15곳 모두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장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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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부산교대 통합 비롯해
‘무전공 모집’ ‘1년 3학기’ 등
사업 선정에 사활 건 혁신 경쟁

부산 지역 대학들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정부 글로컬대학 사업에 역대급 ‘혁신안’을 들고 응모했다. 올해 초 열린 부산 지역 대학 총장 간담회.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대학들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정부 글로컬대학 사업에 역대급 ‘혁신안’을 들고 응모했다. 올해 초 열린 부산 지역 대학 총장 간담회. 부산일보DB

부산의 4년제 15개 대학 모두가 5년간 예산 1000억 원을 선정 대학에 지원하는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학 통합부터 학부제 폐지까지 글로컬 대학 선정에 사활을 건 지역 대학의 혁신 경쟁이 닻을 올렸다.

〈부산일보〉가 부산의 4년제 15개 대학에 문의한 결과 모든 대학이 31일 마감한 글로컬대학 공모에 응모했다. 각 대학 응모서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대학 간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인 부산대와 부산교대를 필두로 동서대는 경남정보대와의 대학 통합으로 글로컬대학에 도전한다. 부산대의 경우 부산교대와의 통합을 통해 종합 교원 양성 메카로 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또한 양산캠퍼스를 의생명 융합 특화캠퍼스로 만드는 육성안을 글로컬대학의 지향점으로 꼽았다. 동서대의 경우 같은 재단인 동서학원 경남정보대, 부산디지털대와의 통합을 통해 4년제 대학에서도 2년제, 3년제 학사가 가능하게 하는 학사 조정안을 앞세웠다. 정부가 글로컬대학 공모 당시 대학 간 통합 모델을 대표 사례로 꼽은 만큼 두 대학은 글로컬대학 선정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부경대와 부산외대, 동명대는 학과, 학기 등 기존 틀을 허무는 혁신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부경대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학과 구분 없이 내년부터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모집한다. 3개 단과대학을 중심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학생은 학교 입학 후 적성에 맞게 전공을 선택한다. 다른 대학에서도 무전공 입학은 많이 시행되지만 부경대는 ‘전공 리셋’ 제도를 도입해 전공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존 대학에서 전공을 바꾸려면 학과 간 정원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부경대는 정원 등에 상관없이 학생 희망으로 전공 변경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부경대 용당캠퍼스를 지산학 전문 캠퍼스로 지정해 지산학 혁신허브로 조성할 계획이다.

동명대의 경우 3학기 제도를 대학 최초로 운영한다. 1년을 3개 학기로 나눠 1개 학기는 기업체의 실무를 체험하는 안을 담았다. 의학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고신대와 부산가톨릭대의 경우 의학 역량을 지역사회, 디지털 기술 등과 접목하겠다는 포부를 5장 분량의 응모서에 담아냈다. 부산외대는 장순흥 총장의 트레이드마크인 ‘PSC 학습법’과 외국어대가 가진 글로벌 역량을 강조했다. 한국해양대는 향후 5년간 해양 인재 8만 명을 육성하고 ‘산학연관’의 벽을 허물어 문제해결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일부 대학은 31일 마감일 당일까지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교육부가 이메일과 우편으로 5장 분량의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받는데 부산의 대학 일부는 직원을 교육부에 보내 직접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비수도권대학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윤석열 정부의 지역대학 살리기 핵심 사업이다. 이번 달 중 15개 대학을 예비 대학으로 지정하고 오는 9월 10개 대학을 첫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한다.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총 30개 대학을 선정할 방침이다. 지역 대학가는 통합으로 ‘선전포고’한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가장 앞서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부산의 경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대상 지역이어서 글로컬 대학선정에서 가산점이 있는 만큼 최대 3곳이 글로컬 대학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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