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위 조기 출범, BIFF 정상 개최 모두 힘 모아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영화제 발등의 불
영화 도시 미래 이끌 새 리더십 만들어야
부산국제영화제(BIFF) 인사 내홍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BIFF 정상 개최를 위해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BIFF 내홍 장기화로 영화계 안팎에서는 올해 영화제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당장 BIFF 정상화를 이끌 혁신위원회를 빠르게 출범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에 이어 이사장까지 사임하는 초유의 수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혁신위를 하루속히 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직 재정비와 30주년을 앞둔 BIFF의 새로운 비전 설정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더더욱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우선 100일도 남지 않은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정상 개최가 발등의 불이다. 올해 영화제는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대행 체제로 치러야 한다. 영화제의 핵심은 영화의 수급과 상영인 만큼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BIFF는 프로그래머 체제가 비교적 탄탄하기 때문에 올해 영화제에 큰 공백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영화제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BIFF가 직면한 가장 큰 고민은 스폰서 유치다. 예년 같으면 6월에 스폰서 협약이 마무리되지만 올해는 주요 스폰서들이 내분과 수뇌부 부재를 이유로 협찬 계약을 미루고 있다. BIFF는 물론이고 부산시도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BIFF 쇄신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BIFF 이사들로 이뤄진 혁신위 준비위원회는 지난 26일 총회 뒤 전국 영화 단체에 공문을 보내 혁신위 구성과 활동에 관한 의견을 요청했다. 영화계 안팎의 의견을 잘 수렴하되 신속하게 혁신위를 꾸리고 혁명적으로 쇄신을 이뤄야 할 일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비판받아 온 조직 폐쇄성을 극복하고 인사 과정의 투명성과 BIFF의 장기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앞장서 이끌어 갈 새 이사장 선임이 문제다. 폭넓은 국내외 영화 네트워크와 혁신성을 갖춘 인물을 찾는 게 관건이다. 운영위원장 직제 유지 여부 등 조직 재정비도 혁신위가 떠안아야 할 과제다.
BIFF는 부산의 자랑이다. BIFF 창설을 주도했던 1세대들이 영화제를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부산을 영화 도시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스스로 폐쇄성과 사유화 논란을 키워 BIFF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화계 안팎에서 쇄신 요구가 분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BIFF 쇄신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과 비전이 필요하다.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환골탈태의 각오로 새 출발 해야 한다. 영화 도시 부산의 백년대계를 가를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