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비결 부산 부산진구 ‘가야포차’ 대표 “베풂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회성에 그치면 안 돼요”
적십자 무료 급식·후원금 ‘기부 천사’
의용소방대장·주민자치위원 활동
“마음 선하게 쓰면 몸도 건강해져”
“기부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2동 동의대학교 근처에서 ‘가야포차’를 운영하고 있는 최비결 대표는 ‘기부 천사’로 불린다. 가야포차는 선지국밥 맛집으로 유명한데 2010년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땐 주변의 대학생과 주민들만 아는 음식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와 차례를 기다리며 음식을 즐기는 유명 맛집이 됐다.
이곳을 찾는 단골 손님들 중 최 대표가 구수하고 푸짐한 손맛뿐 아니라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온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인 걸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최 대표가 기부를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손님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후원자와 수혜자를 연결해 주는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부산진구 가야지역 회원으로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적십자 기부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나눔의 진정한 의미와 보람을 찾게 됐다고 한다.
최 대표는 적십자 부산지사를 통해 정기 후원도 함께 시작했다. 처음엔 정기 후원금이 매년 100만 원 정도에 그쳤지만 가게 형편에 따라 기부금을 조금씩 늘려 나갔다. 봉사 활동도 처음 200시간에서 점차 늘기 시작했다. 이후 가야2동 적십자 희망풍차 ‘나눔가게’의 정기 후원자 간판을 달고 봉사 단체 회원들과 함께 매월 어려운 이웃의 집을 방문해 생활 필수품을 전달하는 온정을 베풀었다. 또 이웃사랑회 무료급식소의 음식 봉사 활동에도 참여해 매월 20여 만 원의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가야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추석 등 명절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00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을 내기도 했고, 다른 음식점 대표들과 공동으로 밥상을 차려 취약계층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부산진구 ‘희망2020 나눔천사’ 제18호 기부 릴레이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어릴 적 남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한 부모에게 좋은 유전 인자를 받은 것 같다”며 “베풂은 한결같은 마음이 있어야 하며 일회성으로 그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 덕택인지 손님들도 나날이 늘면서 최근에는 가야포차 18호점까지 냈다.
최 대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미안해서 매장을 늘렸다”며 “그만큼 기부도 더 많이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손님에게 친절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며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진구소방서 의용소방대 여성대장으로도 3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가야2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최 대표의 모든 길은 봉사와 기부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인 삶을 살고 있다. 봉사를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기부는 꾸준히 오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코로나19로 3년 전 중단됐던 ‘가야1·2동 어르신 한끼 식사’ 봉사 활동도 9월부터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봉사 정신을 인정받아 수많은 상을 받았다. 부산진구청장 표창(2016년), 부산시장 시민상(2019년), 한국농아인협회 부산시협의회 회장 표창(2019년), 부산시 모범선행시민 부산시장상(2019년), 부산시농아인협회 부산협의회 자원봉사자상(2019년), 부산사랑의열매 나눔 표창(2021년) 등을 수상했다.
최 대표는 “기부를 하다 보면 돈보다 소중한 보람과 가치가 어느 순간 나에게 와 있는 것을 느낀다. 마음을 선하게 쓰면 내 몸도 건강해진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