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행안부, 우키시마호 유해 확인 나섰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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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유텐지 유해 명단 요청 이어
산하 재단 통해 집단 매장지 조사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족 김자야(77) 씨가 지난 14일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5층 ‘기억의 터’에서 선친 김복경 씨의 위패를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78년 전 발생한 우키시마호 사건은 수천 명의 한국인 희생자를 낳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봉환된 유해는 241구에 불과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족 김자야(77) 씨가 지난 14일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5층 ‘기억의 터’에서 선친 김복경 씨의 위패를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78년 전 발생한 우키시마호 사건은 수천 명의 한국인 희생자를 낳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봉환된 유해는 241구에 불과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

78년간 일본에 남아 있는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해를 고국으로 봉환해야 한다는 지적(부산일보 2월 3일 자 1·2·3면 등 보도)에 따라 정부가 현지 유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70~80대 고령에 접어든 유족이 잇따라 유해 봉환을 요구하자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작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일본 정부에 도쿄 유텐지에 보관된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해 명단을 요청한 데 이어 산하 재단을 통해 교토 마이즈루의 집단 매장 추정지를 조사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텐지 유해 명단이 도착하면 유족을 찾아 봉환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유해 반환에 긍정적인 만큼 유족 의사만 확인되면 유텐지 유해 봉환에는 속도가 날 전망이다.

〈부산일보〉 자매지인 〈서일본신문〉 취재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측은 강제동원 한국인 유해 반환에 대해 “인도적 관점에서 조기 반환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실현을 위해 외무성 등과 연계해 대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행안부는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마이즈루 집단 매장 추정지 조사도 요청한 상태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우키시마호 유족회와 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는 지난 4월 일본 시민단체 초청으로 마이즈루로 찾아가 희생자 집단 매장 추정지를 답사하고 정부에 민관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육지에 있는 집단 매장 추정지의 유해 발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으로부터 전문가 용역을 의뢰받아 지난 6~7월 현지 조사를 진행한 아시아역사와평화연구소 한혜인 연구위원은 “조사한 곳들은 (유해)매립지가 맞지만, 과거에 이미 발굴해 유텐지로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당시 일본 정부의 조사·발굴 자료를 추가로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최종 보고서는 오는 11월께 나올 전망이다. 현재 추모협회와 유족회도 발굴 가능성이 큰 침몰지 수중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한일 양국에서는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봉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심규선 이사장은 지난 18~20일 일본 후쿠오카대학에서 열린 현대일본학회 하계학술회의에서 “유해 봉환이 한일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되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쿠오카교육대 고바야시 도모코 교수도 “유해를 유족이나 고국에 봉환하는 것은 평화롭고 인권이 보장된 동아시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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