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시민 불편 아랑곳없는 국토부 SRT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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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수서 평일 40회를 35회로 축소
KTX 대체 운행 등 근본적 대책 필요

부산역에서 수서행 상행선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역에서 수서행 상행선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수서 SRT 노선 축소를 둘러싼 부산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부가 시민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일부터 경부선 SRT 노선 축소 운영을 강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11일 SRT 운영을 경전·전라·동해선으로 확대하는 대신 경부선 운행 횟수를 월~목요일 하루 왕복 40회에서 35회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실련 등 시민사회는 하루에도 수만 명씩 이동하는 철도 이동권 문제가 걸려 있음에도 국토부가 부산 시민에게 단 한 차례 안내나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고 반발했다. 철도노조도 KTX 대체 투입 등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당장 해당 노선 예매난 등 시민 불편이 현실화했다.

국토부의 계획대로 경부선 SRT 운행을 축소할 경우 부산~수서 구간 좌석 4100석가량이 줄어든다. 해당 SRT는 평소에도 이용객이 많아 예매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가올 추석을 전후해 예매 경쟁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산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국토부는 경부선 KTX 3회 증편과 부산 지역 좌석 할당 비율 상향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KTX 증편의 경우 서울행으로 수서행 수요를 대체할 수 없다. 2027년까지 SRT·KTX 도입 시 경부선에 최대한 투입하겠다는 국토부의 약속도 당장의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시민사회의 지적이다.

국토부의 이번 SRT 노선 조정은 기존 KTX와 SRT로 이원화한 철도 운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존 노선을 축소해 수혜 지역을 늘린다는 것은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행태’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토부의 이런 계획은 다른 지역 승객들의 불편을 부산 시민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과 철도노조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부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시민 10명 중 7명은 부산~수서행 KTX 대체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부산~수서 구간 SRT 축소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도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인프라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고속철도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와 ㈜SR이 운영하는 SRT가 있다. SRT는 수서역 기점으로 부산에서 서울 강남으로 이동이 편리해 수요가 상당히 높다. 특히 부산~수서를 무정차 운행해 부산과 서울을 2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노선이다. 가덕신공항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위해서라도 경부선 철도 기능을 높여야 하는데 부산~수서 노선 축소는 이에도 역행한다.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부산 지역 시민사회의 KTX 대체 투입 요구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부산 시민이 겪게 될 불편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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