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더 비스트’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 “한국 영화, 프랑스에도 영감 많이 줘”
‘더 비스트’로 부산국제영화제 다시 찾아
레아 세이두·조지 맥케이 출연
2014년 '생 로랑'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6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2014년 ‘생 로랑’이라는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가 새로운 작품으로 부산을 다시 찾았다. 감독은 봉준호 감독, 홍상수 감독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씨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덕분에 9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을 찾게 됐다”며 “당시 부산에서 아주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갔는데 이번에도 부산에서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돼 특히 좋다”고 인사했다.
2014년 제68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생 로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그의 신작인 ‘더 비스트’와 함께 부산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8월 열린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선정됐다.
‘더 비스트’는 헨리 제임스의 단편소설 ‘정글의 짐승’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는 20세기 초, 2014년, 2044년을 배경으로 세 가지 시대에 걸쳐 환생하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여주인공 가브리엘 역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와 ‘더 랍스터’ 등에서 활약해 명성을 얻은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가 맡았다. 남주인공 루이 역은 ‘1917’에서 주연을 맡은 영국 배우 조지 맥케이가 맡았다.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소설 원작인 이번 작품을 찍게 된 이유에 대해 사랑, 공포, 불안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감정을 다루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랑과 두려움을 소재로 한 멜로영화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공포 같은 다른 장르도 섞어보고 싶었다”면서 “영화가 표현하는 시점 또한 한 세기를 표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과거, 현재, 미래 등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세 가지 시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연기한 주연 배우 레아 세이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프랑스 배우 중 세 가지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배우는 레아 세이두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다”며 “또 그녀는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면모도 지녔는데 이는 카메라가 사랑하는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남자 주인공인 조지 맥케이에 대해서는 “가스파르 울리엘 배우가 스키 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해 새로운 배우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캐스팅 과정에서 조지 배우를 만났고 만나자마자 루이 역할을 맡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영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봉준호 감독, 홍상수 감독 등을 언급하며 한국 영화에 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날 한국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 사례를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라면서 “많은 요소를 영화에 잘 녹여내는 훌륭한 감독인 봉준호 감독, 팬층이 두껍고 유럽 영화에 많은 영감을 주는 홍상수 감독이 프랑스에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품을 보시는 관객들이 자신을 내려놓고 영화에 깊게 몰입해 감정적인 여정을 즐기시기 바란다”면서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로 궁금하다. 다양한 의견이 공유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