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부산엑스포, 전쟁 이겨내야 하는 나라에 영감 줄 것”
나이지리아 찾아 간곡히 지지 당부
“한국전쟁 때 받은 원조 보답 기회”
당시 끝까지 지킨 도시 부산 홍보
티누부 대통령 등 긍정적 답변
각 부처 장관 ‘아프리카 총력전’
산업부 장관도 에티오피아 방문
대통령 특사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급 관계자들에게 왜 부산에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가 열려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설명하며 부산 지지를 간곡히 당부했다.
원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조지 아쿠메 연방장관(우리나라의 대통령 비서실장 또는 총리격)을 만나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이자 1980년 수교 이래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한국은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폐허 위에서 전 세계에서 원조를 받아 경제성장을 이뤄냈으며 그간 받았던 원조를 전 세계에 되돌려주기 위해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려고 한다”며 오는 11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나이지리아의 지지를 간곡히 호소했다.
특히 원 장관은 “부산이라는 도시는 전쟁 당시 한국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도시로, 그곳에서 이뤄지는 엑스포는 발전을 이루고 전쟁을 이겨내야 하는 많은 나라에 영감을 주고 서로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왜 부산에서 개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아쿠메 연방장관도 “양국은 민주주의,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에 대한 믿음 등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중요한 관계”라며 부산 세계박람회와 관련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이날 원 장관은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예방했다. 원 장관은 먼저 지난 9월 9일 인도 뉴델리에서 G20을 계기로 개최된 한-나이지리아 정상회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면서, 한국은 G20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4년 6월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는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전달했다. 또 원 장관은 한국이 2030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는데 나이지리아가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기를 요청했다.
이에 티누부 대통령은 “지난 9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경제와 기술협력 분야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말하며 나이지리아의 교통 및 버스 시스템 구축, 제조업 및 경제 발전 등에 있어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부산엑스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앞서 원 장관은 19일엔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이자 부산엑스포 홍보대사로 지정된 니케 오쿤다예 갤러리를 방문해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나이지리아 예술인들을 격려했다. 우쿤다예는 지난해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는데 800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보유한 니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일정을 마친 원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엑스포 유치를 열망하는) 우리 모두의 기대가 결실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전략 지역’이다. 이에 최근 각 부처 장관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협력과 선진 농업기술 전수 등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 10개국과 ‘K라이스벨트’라는 농업협력 사업을 통해 이들 국가의 쌀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에티오피아를 찾아 에티오피아 부총리를 면담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