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롯데, ‘화수분 야구’로 ‘봄데’ 징크스 깬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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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감독 총액 24억에 3년 계약
국내 프로야구 감독 최고 대우
두산 7회 연속 KS 이끈 명장
카리스마 강하고 선수 육성 탁월
조성환·정재훈 코치 합류 전망
성민규 단장 후임 내부 발탁 유력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 연합뉴스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 연합뉴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56)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롯데는 ‘프로세스’ 성민규 단장도 경질하며 단장·감독 동시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가 ‘만년 봄데’라는 불명예를 씻고 2024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주도할 팀으로 탈바꿈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계약 기간 3년·총액 24억 ‘최고 대우’

롯데는 지난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김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계약 총액 24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의 연봉은 지난 10일 KT와 재계약한 이강철 현 감독과 같은 금액으로,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롯데가 김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KBO 10개 구단 현역 감독 중 가장 많은 우승을 경험한 ‘명장’이다. 김 감독은 2015년 두산 감독을 맡아 8년간 ‘두산 왕조’를 이끌며 단 한 시즌(2022년)을 제외하고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김 감독은 7번의 한국시리즈 진출 중 부임 첫해인 2015년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9년 등 총 3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감독이 들어 올린 우승컵은 롯데가 보유한 두 번의 우승컵(1984·1992년)보다 많다.

■신동빈 ‘리더십·이기는 야구’ 강조

롯데가 김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데에는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됐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신 구단주는 거인 구단을 이끌 리더십이 있고 승리하는 야구를 하는 가운데, 팀 전력과 경기력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는 감독이 선임되길 바랐다. 롯데는 김 감독이 두산 감독 시절 보였던 지도력과 특유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김 감독에게 ‘국내 프로야구 감독 최고 대우’라는 선물을 안겼다.

김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 뛰어난 지도력으로 선수단을 ‘원팀’으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에게는 단호한 조치를 내리며 선수단의 단결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산 시절 양의지(포수), 김재환(외야수), 허경민(내야수·이상 두산), 박건우(외야수·NC) 등 여러 포지션에 걸쳐 숨겨진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해 국내 최고 기량의 선수로 육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감독 재임 시절 두산 야구는 ‘화수분 야구’라고 불리기도 했다.

■후임 단장 선정·FA 선수 영입도 관심사

김 감독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취임식을 열고 롯데 감독으로서 첫 행보에 나선다. 오는 25일엔 경남 김해시 상동야구장에서 롯데 1·2군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다. 김 감독은 취임식과 선수 상견례에 이어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며 롯데 선수단을 이끌어갈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미 구단과 코치진 선임 논의를 시작해 2024시즌 롯데를 이끌 코치진 윤곽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시즌 롯데 1군 코치로 활약했던 배영수 2군 총괄코치는 김 감독과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과 두산 왕조 시절을 함께했던 조성환 현 두산 1군 수비코치와 정재훈 전 두산 1군 투수코치의 합류도 점쳐진다.

롯데는 성민규 전 단장의 후임 선임을 위한 절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 체제를 지원할 ‘관리형 단장’이 선임될 전망인데 현재로서는 롯데 구단 내부 인사 중 발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롯데는 신임 단장이 선임되는 대로 내년 전력 강화를 위한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내부 FA인 전준우(36)와 안치홍(32)과의 재계약은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 시즌 롯데의 약점으로 지적된 중장거리 거포 타자 영입이 추진될 전망이다. 김 감독과 두산에서 함께 활약한 양석환(31)은 롯데에 필요한 야수로 손꼽힌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는 양석환은 21개의 홈런을 치며 두산의 새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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