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ESG 시민운동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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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신라대 ESG경영연구소장 기업경영학과 교수

ESG의 하나인 ‘줍깅(줍다+조깅) 챌린지’에 참여해 쓰레기를 줍고 있는 학생들. 부산일보DB ESG의 하나인 ‘줍깅(줍다+조깅) 챌린지’에 참여해 쓰레기를 줍고 있는 학생들. 부산일보DB

최근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 경영이 최대의 화두다. 이미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2021년에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평가해 발표하였고, 2022년에는 전국 370개 공공기관 ESG 평가를 실시하였다. 2025년부터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ESG 공시가 의무화되고 2030년부터 모든 상장사로 확대된다. 중소기업도 글로벌 ESG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해외시장 거래가 어렵게 되고 대기업도 거래를 위한 ESG 기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편리하게 살아가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기후 위기를 불러왔고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ESG 경영을 도입한 근본적인 배경도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려서 후손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자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기업에서 ESG 경영을 도입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지만, 현재 상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는 수준이다.

친환경·사회적 책임 중시하는 경영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처방

개인과 가정에서도 적극 실천해야

전 국민 참여 운동으로 확산할 필요

정부·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요구돼

남은 절반의 성공을 위해서는 ESG 시민운동이 필요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국내에서 한 해 동안 버려지는 플라스틱 배출량은 약 1000만 톤으로 세계 3위 정도다. 전국에는 235곳에 이르는 불법 매립 쓰레기 산이 있는데 악취 등으로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재활용 분리배출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통계상 재활용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있는 북태평양 해역에는 우리나라 16배 크기의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라고 불리는 쓰레기 섬이 있는데 그중 10%는 한반도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9년 미국 뉴욕주립대 연구팀은 “9개 국가 11개 유명 브랜드의 생수 260병을 조사했더니 93%의 생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2022년 네덜란드 자유대학 연구팀은 “건강한 22명의 성인 혈액 중 80%에 가까운 17명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하였으며, 2023년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과 중국 난카이대학, 벨기에 헨트대학 등의 국제연구팀은 생수 1㎖당 나노 플라스틱이 1억 6600만 개가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러한 심각성 탓에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안전 및 보건 등 다양한 ESG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ESG 경영은 정부와 기업이 예산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이므로 나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SG 경영이 강조하는 친환경을 위해 물, 전기 등의 자원을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재사용하면서 불필요하거나 환경 부담이 큰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등의 실천은 개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또 차별받거나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 책임 역시 가정에서 적극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중시되는 부패 방지, 원칙과 공정, 남에게 피해 주지 않기 등도 가정의 실천이 요구되는 일이다.

올해 진행된 ‘신라대 ESG 시민운동 전문강사 양성과정’의 워크숍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5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ESG 시민운동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ESG 시민운동에 각 기업체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셋째, 지상파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 장면 방영을 절제해야 마땅하다.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흡연 장면을 방영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넷째,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 장례식장에서의 6찬 식판 사용의 권장이 필요하다. 일부 지자체는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세척해서 공급하는데 그보다는 6찬 식판을 사용하고 식기세척기를 설치해서 일회용품 사용을 근절했으면 한다. 앞으로 정부나 기업의 ESG 정책을 수립하는 담당자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일상생활에서 ESG를 실천하는 범국민적 운동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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