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은행 고령자 감안 점포, 상생금융 위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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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대연3동 영업소 2년 만에 재개점
금융권 소외계층 위한 매장 확산해야

지역 대표 은행인 BNK부산은행이 폐쇄한 점포를 재개점해 노인, 장애인 등 금융 사각지대 시민의 불편을 더는 상생금융에 나섰다. 이는 지극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7일 부산 남구 대연3동에 영업소를 개점했다. 이 지역에 영업소가 생긴 건 2년 2개월 만이다. 영업소 재개점은 최근 은행권에 대세로 자리 잡은 점포 줄이기를 역행하는 것이어서 더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17개 은행 영업점 점포 수는 총 5736개로 1년 만에 200여 개가 문을 닫았다. 4년 전인 2019년(6742개)과 비교하면 15%가 줄었다. 5대 시중은행 점포 수도 17.2% 감소했다.

점포 수 감소로 거주지 인근에 은행 점포가 없는 금융 사각지대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금융권에서는 점포 줄이기가 비대면화와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시대 변화에 따른 추세라고 했지만, 노인 등 취약계층에서는 금융 소외현상이 심각했다. 노인들은 은행에 갈 때마다 디지털 기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은 초고령도시 부산에선 그 불편함이 더 컸다.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노인 등 금융 취약계층이 스미싱이나 보이스피싱에 노출될 확률도 높았다. 무엇보다 점포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 폐쇄가 곧 금융 소외로 다가왔다.

부산은행이 폐쇄한 점포를 다시 열자, 첫날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작은 영업소에 개점 첫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이 점포 개점을 갈망했다는 얘기다. 부산은행 대연3동 영업소가 수익성 등을 이유로 2021년 10월 문을 닫은 뒤 지역에서 은행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대연3동 영업소는 남천동지점으로 통합됐으나 남천동과 대연3동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생활권이 달라 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다. 노인들은 대면 영업 점포를 찾아 발품까지 팔아야 했다. 은행 업무를 보려면 멀리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일이 그만큼 잦았던 것이다.

점포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노인들에게는 점포 폐쇄가 곧 금융 소외로 이어질 수 있어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에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노인 등 금융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점차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부산은행처럼 ‘금융 사각지대’ 시민들의 불편을 더는 노력이 그래서 더 필요하고 절실하다. 금융 소외지역이나 노인, 장애인 등의 이용이 많은 곳에 먼저 오프라인 매장을 확산할 필요성이 있다. ‘노인을 위한 은행’으로 점포의 재단장이나 고령층 전용 창구 개설, 노인 공동 점포도 고려할 만하다. 고령층의 금융 소외, 더는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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