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그리고 유튜브 올리고… 변호사 3만 명 시대 생존 전략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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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변호사 수 3배나 증가
앉아서 의뢰인 기다린 시절 옛말
지역 로펌, SNS 통해 적극 홍보
법무법인 차원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 영상 370개 올린 변호사도
법률 상식 웹툰 연재해 출간까지

삽화=류지혜 기자 birdy@ 삽화=류지혜 기자 birdy@

국내 개업 변호사 3만 명 돌파를 앞두고 법조계에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색다른 홍보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젊은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이 잇따르고 온라인에 법률 상식을 담은 웹툰이나 카드 뉴스를 게재하기도 한다.

24일 부산변호사회에 따르면, 부산 개업 변호사가 2009년 368명에서 지난해 1120명으로 15년 만에 3배 급증했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변호사가 빠르게 늘어난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도 추세는 비슷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9년 9612명에 머물던 국내 개업 변호사는 15년 만인 지난해 2만 914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로스쿨 출신 법조인만 1만 9486명 배출됐다. 이는 전체 법조인의 66% 수준이다. 사법시험이 사라진 뒤 로스쿨은 국내 유일한 법조인 양성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매년 1400~1700여 명씩 배출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개업 변호사 3만 명 돌파가 확실하다.

변호사 급증으로 변호사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사무실에 앉아서 의뢰인을 기다리는 시대는 끝이 난 분위기다. 변호사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알리고 의뢰인 요구에 맞는 적임자임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소통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단이 유튜브나 인스타 등 SNS다.

부산에서도 변호사가 직접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이는 적극적인 소통 수단이기도 하지만 서울 법무법인이나 지역 대형 로펌들이 네이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터넷 광고에 나서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지역 소규모 로펌은 소비자 맞춤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연제구 법무법인 ‘상지’의 경우 2022년 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현재까지 약 100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소속 변호사 4명 모두 직접 출연해 주로 재개발, 형사, 이혼 등 자신의 전문 영역에 관해 설명한다. 법무법인 상지 김범지 변호사는 “의뢰인과 소통하고, 변호사라는 직업이 주는 무게감에서 벗어나 더욱 친근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SNS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 분야를 앞세워 특성화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수임을 유도하기도 한다. 부산 연제구 법무법인 ‘구제’ 변경민 변호사는 3년 전 둘째 출산 직후 변호사 영업이 쉽지 않았다. 변 변호사는 직접 의뢰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채널을 만들어 올린 동영상만 370개가 넘고 구독자는 5300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서울 대형 유튜브 기획사에서 협업 요청을 받아 함께 촬영하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나 부산변호사회도 인스타그램 등에 웹툰이나 카드뉴스 형태로 법률 상식을 제공한다. 어려운 법률을 쉽게 알려주기 위해 웹툰을 직접 그리는 변호사도 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남택 변호사는 네이버에서 ‘임변의 법툰’을 연재하다 2020년에는 ‘알아두면 유용한 퇴근길 법툰’을 출간하기도 했다. 변경민 변호사는 “송무를 병행하며 정해진 일정에 맞춰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며 “소비자들이 변호사를 제대로 선택하기 힘들어진 인터넷 정보의 홍수 상황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진정성 있게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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