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태양의서커스' 상설공연, 부산 론칭 즐거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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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 공연장 안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 공연장 안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투어 공연이 지난 13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개막했다. 이 프로덕션의 오랜 팬인 나로서는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루치아’는 지난 2019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만난 바 있지만, 역사적인 부산 첫 공연의 감동을 함께하기 위해서 찾았다.

여행과 공연이라는 콘셉트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연하는 태양의서커스는 투어 공연과 레지던트 공연으로 구분된다. 투어 공연은 다시 아레나 공연으로 나뉘는데 흔한 경우는 아니다.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23편의 태양의서커스 쇼를 만났지만,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델리리움’, 독일 쾰른 랑세스 아레나에서 ‘토룩’ 두 편밖에 만나지 못했다.

레지던트 공연은 대부분 라스베이거스 전용 극장에서 공연되는데 벨라지오 호텔의 ‘오 쇼(O show)’와 MGM 그랜드 호텔의 ‘카 쇼(Ka show)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연출한 ‘카 쇼’의 경우는 극장과 무대 건설 비용으로 미화 2억 2000만 달러(한화 약 3000억 원)이 들었는데, 2005년 개막했으니 20년 전 환율로 따지면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를 공연하는 멕시코 유카탄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비단타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 내 공연장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를 공연하는 멕시코 유카탄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비단타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 내 공연장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 공연장 안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 공연장 안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를 공연하는 멕시코 유카탄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비단타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 내 공연장 모습. 이상훈 제공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쇼 ‘호야’를 공연하는 멕시코 유카탄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비단타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 내 공연장 모습. 이상훈 제공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제드’와 마카오 베네시안 리조트에서 ‘자이아’ 공연이 상설 무대로 꽤 오랜 기간 공연된 바 있지만, 현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6개의 공연과 올란도 디즈니월드, 그리고 멕시코 유카탄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호야(Joya)’가 있다.

필자는 비단타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가 개관하던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 ‘호야’를 만났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초호화 호텔에 위치한 다른 레지던트 공연과 달리 밀림 한가운데 조성된 전용 극장은 마치 마야문명으로 여행하는 판타지를 공연뿐 아니라 공연장 입장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요리와 공연예술을 결합해 관객의 오감을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관광과 문화, 쇼 비즈니스와 식도락까지 그야말로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극치를 만들어냈다.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한 부산이 지난해 3분기에만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330만이라는 부산 내수 인구도 있다. 인접 도시 울산, 창원, 김해를 포함해 경남까지 합치면 동남권은 700만 명이 넘는다. 당장에 미국이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멕시코에서도 가능했던 일이다. 가까운 미래에 태양의서커스 레지던트 공연이 부산에서 론칭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해양도시 미래도시 부산을 콘셉트로 만든 작품이다. 장소는 기장이 되어도 좋고 북항이 되어도 좋다. 시그니처 문화공간은 하드웨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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