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각축 수영, 복잡한 셈법 속 막판 표심에 촉각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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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 4·10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국민의힘 정연욱,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 취소 결정으로 인지도를 앞세운 장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수영 총선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각 후보 제공 부산 수영 4·10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국민의힘 정연욱,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 취소 결정으로 인지도를 앞세운 장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수영 총선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각 후보 제공

4·10 총선에 제3지대 정당과 무소속 후보가 대거 뛰어들면서 부산 7개 선거구가 ‘다자구도’로 치러진다. 개혁신당을 비롯해 녹색정의당·자유통일당, 무소속 후보까지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혼전 속 이들의 ‘예상 밖’ 약진에 따른 부산 총선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18개 선거구 중 7개 지역에서 3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부산 선거구의 약 40%에 달하는 지역에서 다자구도가 이뤄지는 셈이다. 7개 선거구는 △해운대갑(더불어민주당 홍순헌·국민의힘 주진우·무소속 박주언) △수영(민주당 유동철·국민의힘 정연욱·무소속 장예찬) △중영도(민주당 박영미·국민의힘 조승환·녹색정의당 김영진) △부산진을(민주당 이현·국민의힘 이헌승·자유통일당 이종혁) △동래(민주당 박성현·국민의힘 서지영·개혁신당 이재웅) △북갑(민주당 전재수·국민의힘 서병수·개혁신당 배기석) △사하을(민주당 이재성·국민의힘 조경태·무소속 신천우)이다. 나머지 11개 선거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자구도로 치러진다. 이 중 거대 양당 후보, 무소속 후보 간 팽팽한 3파전이 예상되는 곳은 단연 수영구다. 이 지역은 ‘막말’ 논란으로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이 자신의 빈자리에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공천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3파전으로 전환됐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 전 청년 최고위원은 〈부산일보〉·부산MBC의 중·동부산 9개 지역구 여론조사(KSOI, 지난 8~9일, 510명 대상)에서 54.2%의 지지율로 9개 지역 후보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보수 팬덤이 두텁다. 지난 22일 남천동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지지자 1000여 명을 동원할 정도로 세가 줄지 않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재활용 공천’ 비판의 후폭풍 속에 아직 지역 여당 조직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영 지역 여당 관계자는 “중앙당이 이렇게 지역을 흔들어 놨는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도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수영은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2008년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자를 배출한 바 있다. 당시 친이(친이명박)계의 ‘친박(친박근혜) 학살’ 공천에 대한 분노가 부산 선거판을 강타하면서 친박 무소속인 유재중 후보가 54.9%를 얻어 당선됐다. 물론 16년 전과 현재 상황은 크게 다르다. 그때는 ‘박근혜 지키기’ 정서가 강한 반면 야당(통합민주당)은 크게 위축돼 수영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영을 비롯해 친박 무소속 후보가 등장한 대부분 지역은 보수 후보 간 2파전 양상이 빚어졌다. 그러나 그 이후 야당은 부울경에서 지지세를 넓혀왔고, 21대 총선 당시 부산 대부분 지역에서 40% 이상 득표했다. 4년 전 수영에 출마한 민주당 강윤경 후보 역시 41%를 얻었다. 이제는 보수가 분열하면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투표 직전 상황에 따라 정, 장 후보 간 단일화 요구가 분출하거나 보수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한 쪽으로 쏠림 투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거대 양당 구도 속 부산 선거구에 뛰어든 후보는 무소속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개혁신당 후보 2명, 녹색정의당·자유통일당 각 1명이 부산 총선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이 자력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거대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격전지에서 일부 표심을 흡수할 경우,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1대 부산진갑 총선에서는 무소속 정근 후보가 5.5%의 지지율을 얻어 미래통합당(서병수·48.51%)과 민주당(김영춘·45.02%)이 막판까지 변수를 안은 채 긴장을 떨치지 못했다. 3파전이 확정된 곳 중에서 북갑과 중영도는 최근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띤 곳이다. 3지대 정당 후보가 양당 표 중 일부를 흡수할 경우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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