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ETF'에 몰리는 '뭉칫돈'… 반도체·비트코인도 각광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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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연초부터 자금 유입 가속화
주로 금리 내릴 시기에 주목
서학개미 '테슬라 올인' 제동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리츠 ETF’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리츠 ETF’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그간 소외됐던 ‘리츠 ETF(상장지수펀드)’가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연초 이후 유입자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학개미들은 그간 보여왔던 ‘테슬라 올인’에서 벗어나 반도체와 비트코인 관련 종목을 대거 매수하고 나섰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11개 리츠 ETF의 설정액은 약 62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설정액은 연초 이후 548억 원이 늘었다. 지난 6개월간 설정액 증가액이 571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3개월 동안 집중해서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리츠 ETF 중에서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국내 최초 리츠 ETF인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혼합자산 상장지수 투자신탁(재간접형)’으로 518억 원이 들어왔다. 지난 6개월간 이 상품의 설정액 증가 규모는 641억 원으로, 지난 약 3개월 동안 유입된 자금이 이전 3개월보다 더 많았다.

이처럼 연초 이후 리츠 ETF에 자금이 지난해 4분기 대비 많이 유입된 이유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한 뒤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금리 인하 시기에는 자본 조달 비용이 줄기 때문에 투자자의 관심을 받는 상품 중 하나다.

높은 금리가 유지됐던 지난해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미국 등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설정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를 세 차례 내릴 것을 시사했다.

리츠 ETF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대표 관련상품인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혼합자산 상장지수 투자신탁(재간접형)’의 총보수를 연 0.29%에서 0.08%로 내리며 투자자 확보에 나섰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 부동산 상장지수 투자신탁(REITs-재간접형)’이 5.73%로 가장 높았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1일까지 엔비디아의 순매수 결제금액은 총 3억 8000만 달러 규모다. 2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을 3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2억 4000만 달러)가 차지했다.

또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1억 7000만 달러)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1억 700만 달러)도 각각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큰 주가 변동성에도 그간 서학개미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테슬라의 경우 이달 들어 순매수 7위에 그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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