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나와라!” 슈퍼팀 모드 부산 KCC, 사상 첫 5위팀 챔프전 진출 도전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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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PO 3연전 ‘스윕’ 4위 SK 완파
15일 원주서 4강 PO 원정 1차전
역대 1위팀이 5위에 패한 적 없어
DB 꺾으면 역대 최초 새 역사 써
올 시즌 상대전적은 1승 5패 밀려
전창진 “정규리그 때처럼 안 할 것”

KCC 최준용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KBL 제공 KCC 최준용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KBL 제공
KCC 존슨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KBL 제공 KCC 존슨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KBL 제공

부산 KCC가 프로농구(KBL) 새 역사에 도전한다. 6강 플레이오프(PO) 맞대결에서 정규리그 4위 서울 SK를 완파한 KCC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KCC가 4강을 넘어 챔프전에 안착하면 정규리그 5위팀 중 역대 최초다. 개막 전부터 ‘슈퍼팀’이라 불린 KCC는 최근 기세를 몰아 내심 가장 높은 자리까지 넘보는 분위기다.

KCC는 지난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KBL 6강 PO 3차전에서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SK를 97-77로 완파했다. 파죽의 3연승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한 KCC는 이날 이승현이 뜻밖의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우며 ‘슈퍼팀’의 위용을 뽐냈다.

경기 직전 전창진 감독은 “이승현의 부상으로 혼선이 왔다. (SK가) 코너에 몰린 팀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KCC 선수들은 경기 내내 펄펄 날아다니며 전 감독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앞서 1·2차전에서 빠른 공격과 이타적인 수비를 앞세워 SK를 완벽하게 제압했던 KCC는 이날 한층 매서운 공격력으로 SK를 몰아쳤다. 친정팀을 상대로 24점을 올린 최준용을 비롯해 라건아 18점, 존슨 16점, 허웅 14점 등 주축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KCC는 경기 초반 동점을 거듭하다 막판 송교창의 3점슛을 더해 21-16으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 KCC는 최준용과 에피스톨라, 존슨과 이근휘의 외곽포가 터지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KCC는 2쿼터에만 40점을 폭발시키며 18점에 그친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61-34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KCC는 3쿼터 연속 득점으로 한때 33점까지 격차를 벌렸고, 결국 이변없이 20점 차이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6강 PO 3연전 ‘스윕’으로 4강에 진출한 KCC 전창진 감독은 선수·코치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 감독은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6강전을 3경기 만에 끝내서 기분이 좋고 여유도 생겼는데, 선수들이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다”며 “코치들이 전력분석을 잘해준 덕분에 감독으로서 편하게 6강전 치르지 않았나 싶다. 코치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KCC는 1차전(81-63)과 2차전(99-72)까지 SK에 완승을 거두며 ‘봄 농구’를 종횡무진 휘젓고 있다. 4강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만나게 됐지만, 다음 경기까지 1주일의 휴식 시간을 벌어 체력 부담도 덜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프로농구 PO에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4·5위의 6강 PO 통산 전적은 14승 13패로 4위팀이 근소하게 앞선다. 정규리그 1위와 6강 승자의 4강 전적은 24승 2패로 1위팀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특히 정규리그 4위팀은 4강에서 1위팀을 두 차례 꺾은 적 있지만, 5위팀은 1위팀에 12전 전패를 당했다. 1위팀이 4강에서 탈락한 건 2008-2009시즌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와 2010-2011시즌 부산 KT(현 수원 KT) 단 두 차례다.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DB가 KCC에 5승 1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KCC는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최준용이 살아났고, 아시아쿼터 선수인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도 상승세를 타 정규시즌 때와는 다른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KCC 전창진 감독은 “정규리그 때 DB전처럼은 안 할 생각이다. 6일 정도 시간이 있어서 잘 준비하고 원주로 넘어갈 계획이다”며 “4강전에서는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럴 때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창진 감독은 DB 김주성 감독이 현역일 때 동부(현 DB)의 사령탑과 선수로 호흡을 맞춰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억이 있다. DB는 전신 동부 시절인 2007-200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했다. 당시 동부 사령탑은 전창진 감독,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주성 감독이었다.

두 팀의 4강 PO 1차전은 15일 오후 7시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KCC 최준용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속공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KBL 제공 KCC 최준용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속공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KBL 제공
KCC 전창진 감독이 8일 오후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제공 KCC 전창진 감독이 8일 오후 SK와 KBL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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