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춤꾼들이 녹여내는 ‘열정의 춤판’ 어느덧 30년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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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
11~14일 민주공원 소극장
젊고, 푸른 춤꾼들 20작품 선봬
춤제전 출신 선배들 갈라쇼도

11~14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리는 제30회 신인춤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이 어언 3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이번에 공연될 박수인 안무 'rule of trap'.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11~14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리는 제30회 신인춤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이 어언 3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이번에 공연될 박수인 안무 'rule of trap'.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권윤형 안무 '루키'.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권윤형 안무 '루키'.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민지 안무 '그건 풋내기시절, 분별력은 미숙하고 정열도 일지 않던 무렵의 이야기야'.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민지 안무 '그건 풋내기시절, 분별력은 미숙하고 정열도 일지 않던 무렵의 이야기야'.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새내기 춤꾼들의 등용문으로 민족미학연구소가 마련해 온 ‘신인춤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5년 제1회 신인춤제전 당시 ‘겨울의 황혼’이란 작품으로 데뷔한 김종덕이 지난해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에 취임했으니 그 역사가 느껴진다. 이후에도 허경미(혀경미무용단 대표), 박근태(부산대 무용학과 교수), 김윤규(댄스씨어터 틱 예술감독), 김미란(부산시립무용단 부수석 단원), 김평수(한국민예총 이사장) 등 숱한 무용가들이 신인춤제전 무대에 섰다. 지난해 제32회 부산무용제에서 안무상(박소희), 우수 남자 무용인상(정승환), 우수 여자 무용인상(조은정)을 수상한 이들도 신인춤제전 출신이다. 대학 무용학과의 위기에도 춤꾼은 꾸준히 배출되고 있고, 이들에겐 아주 중요한 신인 등용문인 셈이다.

(사)민족미학연구소와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1~14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제30회 신인춤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을 연다. 11일 첫날엔 이 춤제전이 배출한 기성 춤꾼 이연정(온 Dance Lab 연출), 박재현(경희댄스시어터 예술감독), 신상현(시어터-아(我) 대표), 김초슬(대구시립무용단 차석단원)·김동석(대구시립무용단 단원)의 무대로 ‘갈라쇼’(오후 8시)를 선보인다. 그다음 날부터 사흘간은 두 팀으로 나눈 ‘젊은 춤’(12일 오후 8시, 13일 오후 3시), ‘푸른 춤’(13일 오후 7시, 14일 오후 3시) 무대가 각각 펼쳐진다. 지금은 ‘젊은 춤’과 ‘푸른 춤’의 구분이 임의로 이뤄지지만, 초창기만 해도 ‘젊은 춤’은 재학생, ‘푸른 춤’은 졸업생으로 구분했다. 올해도 재학생과 졸업생이 섞여 있다.

유망 신인 춤꾼으로 선발된 이들의 출신 지역도 부산뿐 아니라 서울, 대전, 대구 등으로 퍼져 있다. 대학 무용과의 잇단 폐과로 지역에서 배출되는 무용학도가 점점 줄어들자 2018년부터는 창원과 진주, 대구 등 영남권 지역으로 확대했고, 지난해는 서울·경기 권역을 추가했다. 올해는 지난해 기조를 유지했다.

정나원 안무 '소등'.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정나원 안무 '소등'.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수민, 박채경 공동 안무 '문스윕퍼'.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수민, 박채경 공동 안무 '문스윕퍼'.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박지윤 안무 '회전목마'.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박지윤 안무 '회전목마'.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나영, 안혜연 공동 안무 '중이격인'.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김나영, 안혜연 공동 안무 '중이격인'.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노아연 안무 '위시리스트'.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노아연 안무 '위시리스트'. 민족미학연구소 제공

‘젊은 춤’ 10편, ‘푸른 춤’ 10편도 예년과 같다. 이 중 12편이 부산 춤꾼 작품이다. ‘젊은 춤’에는 △드라이 플라워(안무 및 출연 배은채) △포노(궁다빈, 김수진) △삼재(김예빈) △필요한 갈증(강은비) △미-확정(김소희, 김예지) △ㅅㅗㅌㅗㅇ:공생관계(김민혁, 전서희) △The inner wave(최혜빈) △Rule of trap(안무 박수인, 출연 박성회 박수인) △소등(정나원) △one’s true self(안무 황세민, 출연 이혜인 배진아 하주은 황세민 엄지원)가 선정됐다. ‘푸른 춤’은 △루키(안무 및 출연 권윤형) △문스윕퍼(김수민, 박채경) △숨:動(성보경) △Persona’s Hug(안무 백진주, 출연 남수빈 백진주) △회전목마(박지윤) △중이격인(김나영, 안혜연) △Wishlist(안무 노아연, 출연 김초연 박시언 임채은) △무상한 춤(황정은) △숨곁(안무 이혜인, 출연 이혜인 정예주 최시울) △그건 풋내기 시절, 분별력은 미숙하고 정열도 일지 않던 무렵의 이야기야(안무 김민지, 출연 권윤형 이민근 안지연 도희주 김민지)로 채워진다.

30회 생일을 맞은 ‘신인춤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에 대해 민족미학연구소 채희완 소장은 30년간의 격려사를 가려 뽑아서 춤꾼들을 격려했다. 어떠한 춤으로 세상에 첫걸음을 뗄 것인가(28회), 춤의 세기를 기약하는 작은 몸짓(6회), 예술춤이 아닌 데에 춤의 열정을(7회), 우리는 우리춤 언어로 춤을 춥시다(21회), 오늘날 소통하기에 알맞은 현대 한국춤언어를 찾아서(24회), 팬데믹 시대 춤을 춘다는 것은(27회) 등이다. 채 소장은 “무엇인가 굳게 맺은 약속의 오래된 정표(情表)”라고 표현했다. 비록 한 줄 제목이지만, 신인춤제전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민족미학연구소 엄옥자 이사장은 “해마다 줄어들고 쪼그라드는 대학 무용학과의 실상이 여지없이 춤계의 민낯을 드러내지만 그럴수록 춤다운 춤의 기개와 신명으로 다시금 춤의 부흥기를 예감하는 춤판을 멈출 수는 없으리라 믿는다”며 “올해도 ‘젊고 푸른 춤꾼’들의 활활발발한 춤사위와 어기찬 기상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1회 출연자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도 덕담을 보내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인 안무가 발굴을 위해 애써 주신 관계자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젊은 무용가들의 꿈과 희망, 용기가 되어줄 ‘신인춤제전-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을 응원하겠습니다.”

연출 및 총감독 채희완, 운영위원 최찬열 정기정 허경미. 전석 무료이지만 사전 예약(https://zrr.kr/9KnV)이 필요하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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